재택을 집에서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재택이 올바로 선다
재택근무를 잘 못 이해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문자 그대로 해석을 한다. 집에서 근무 하는 것. 특히 삼성 같이 말 잘듣는 사람들은, 8시간 내내 집밖에도 안나가고 혹시라도 상사로 부터 메신저에 즉시 대답해야 한다고 긴장 속에 근무를 한다. 좁은 공간에 있다보니 회사에서 보다 일하기 더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 아파트 다 똑 같다. 커봐야 도찐개찐이다. 안방 아니면 서재방 책상에서 반바지에 티셔츠 입고 하루 종일 모니터 들여다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재택근무는 집 또는 집근처 선택한 장소 (예: 카페, 도서관 등)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집근처가 어디까지냐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누구는 집이 회사와 1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을 것이고, 누군 30분 거리에 있을 것이다. 천안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경우도 있다.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 한 두달은 집콕을 하며 긴장속에 재택을 한 기억이 난다.
회사도 직원도 재택 근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변화였다. 매일 출근 - 출근이란게 컴퓨터 켜고 회사 시스템 접속하는 시간이겠지 - 과 퇴근을 하며 회사에 있는 상사에게 출퇴근을 알려야 했고, 매일 해야 할 일과 한 일을 간단히라도 메일로 서로서로에게 공유를 했었다. 나가서 밥 먹을 생각도 못하고, 다들 애길 들어보면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충 때웠던 기억이다.
재택이 훨씬 힘들어요. 그냥 회사 나갈래요!!!
1년이 훨씬 지난 지금. 이제는 아무도 그런 얘기 안 한다. 이제는 다들 요령이 생겼다. 회사도 이제는 그리 타이트하게 재택근무 가이드니 규칙이니 뭐 그런거 안내하지 않는다. 그냥 다들 알아서 자기일 한다.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회사라고 우리가 8시간 내내 집중해서 1분도 쉬지 않고 일하는 게 아니니 말이다. 머리로 일하는 사람들은 놀고 있는 것 같은것도 어찌보면 일하는 것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그렇게 다들 새로운 변화에 익숙해 진다.
재택을 이제는 즐긴다. 일을 즐긴다기 보다는 그 재택의 선택적 자유를 즐긴다.
자유롭게 나의 근무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여전히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집에서 근무를 한단다. 나? 나는 무조건 나간다. 그래서 나만의 재택근무 성지가 생겼다. 하나씩 하나씩 그 베일을 벗기려 한다.
스타벅스는 기본이다. 스타벅스가 없었으면 우리나라 재택근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매우 다양한 스타벅스를 찾아갔다. 스타벅스라고 다 일하기 좋은 게 아니다. 교외로 나갈 수록 내가 좋아하는 10인용 이상의 긴 탁자가 있다. 공유 오피스 1일권도 이용해 봤다. 도서관도 가보고. 투썸플레이스가 사람이 덜 붐빈다. 공간은 더 넓고 사람은 적다. 아는 형님들이 본인들 오피스 와서 일하라고도 한다. 차마 그건 못했다. 일하러 갔다가 딴짓 할게 뻔하니까.
재택근무의 성지를 하나씩 소개해 보련다.
성지란 종교에서 신성시 하는 지역이다. 기독교, 이슬람, 유대교의 발생지인 예루살렘이 대표적인 성지다. 요즘은 휴대폰 개통의 성지가 제일 유명한 성지같다. 로또 성지도 만만챦다. 재택근무 성지도 뜰만한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