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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리생각 Sep 16. 2021

그 많던 해외여행자는 다 어디로 갔을까

호기심 많은 중년 아재가 제멋대로 관찰한 늦깍이 지구촌 탐구생활


구매력기준 GDP라는 게 있다. PPP (Purchasing Power Parity, 구매력지수) 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PPP가 일본을 추월한 것이 몇년이 지난다. 이제 영국과도 동등한 수준이다. 4만3천달러 수준이다. 이탈리아, 스페인보다도 높다.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하는 북유럽의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제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는 소득/소비 기준으로는 선진국이 맞다. 다른 건 논외로 하자.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Power Parity) 환율 기준 GDP'는 각국의 통화단위로 산출된 GDP를 단순히 달러로 환산해 비교하지 않고 각국의 물가수준을 함께 반영하는 것이다. 각국에서 생산되는 상품.서비스의 양과 물가수준까지 감안함으로써 소득을 단순히 달러로 표시한 GDP와 달리 실질소득과 생활수준까지 짚어볼 수 있는 수치다.

구매력지수는 맥도널드 햄버거를 현지에서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을 근거로 환율을 계산하는 "빅맥"(Big Mac)지수와 같은 개념으로 상대적인 실제구매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PPP기준 GDP는 화폐의 구매력으로 GDP를 조정한 것으로 상대적인 생활수준을 더 정확히 살펴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구매력평가(PPP)기준 국내총생산(GDP)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국민 1인당 소득이 1만달러 벽을 돌파할 때마다 새롭게 생기는 트렌드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77년 1천달러, 94년 1만달러,  2006년에 2만달러, 드디어 2017년에 3만달러벽을 넘었다. 특히 3만달러시대가 돌입하면 고급화, 여가문화, 동물에 대한 배려, 싱글족이 늘어나는 등의 트렌드가 있다고들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해외여행은 2010년 이후 폭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9년5월 하노이공항

코로나 이전.  해외영업 출장을 한두달에 한번씩 가는 나로서는 인천공항이나 김포에 가면 수많은 여행객들에 둘러싸였다. 공항 라운지에서부터 회의를 하는 나를 둘러싼  수만명의 여행객들. 젊은 여성들은 6개월, 1년을 돈을 모아 친구들과 혹은 혼자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여행블로그의 대부분은 젊은 여성이다. 베이비부머들이나 중년들과는 사뭇다른 여행의 떠남과 기록이다.


코로나가 닥쳤다. 그 많던 해외여행객은 다 어디로 갔을까?


궁금해진다.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궁금해졌다. 방콕 (아재개그인데, 방에만 콕있다)만 가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아니, 답을 찾고 보니 평상시에 품었던 그 질문이 우문이었다.


지난 주말을 하루 앞둔 금요일 아침 8시. 출근을 하는 길에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전화한통을 받았다.

   "주말에 뭐하냐?"

   "왜? 나 토요일, 일요일 모두 할일이 있는데. 왜? 좋으면 다 취소하지 뭐."

   "섬에 가자. 지난 번에 얘기 했던 서해안의 멀리 있는 섬"

   "오케이! 가지 뭐. 나도 힐링이 필요해"

   "사모님한테 허락 안 받아도 되냐?"

   "뭐야? 이런걸 갖고 아내한테 왜 허락을 받아. 내가 가면 가는거지..,"

해외여행 - 굴업도 1박2일, 덕적도가는 페리호, 굴업도 낙조

그렇게 우리의 돌발 1박2일 서해안 섬여행은 시작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배가 만석이라 취소표를 기다리느라 친구는 하루종일 예약 앱을 쳐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암튼, 그렇게 떠났다. 그렇게 훌쩍 떠난 인천항에서 90Km나 떨어진 서해의 작은 섬에서 나는 해외여행객들을 발견했다.


그 많던 해외여행객들은 다 여기에 있었다. 인천항여객터미널에 있었고, 덕적도 가는 페리에 있었고, 배를 무려 3시간이나 타고 들어간 9가구만 사는 굴업도에 있었다.


인천공항을 비행기타고 떠났던 여행객들은 이제 인천항여객터미널에서 페리를 타고 굴업도에서 백패킹과 민박을 하고 있던 것이다. 해외여행이 맞다. 역시 대한국민이다. 1박2일간의 섬여행을 통해 그간의 복잡한 해외여행에서 벗어나 한적한 해외여행을 통해 진정한 힐링을 한다. 코로나를 탓할 일만 아니다. 나에게 새로운 해외여행을 알려주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가고 싶다.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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