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다 조금씩 잘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것과 똑같다는 그 말이 계속 생각나요. 제가 딱 그 상황이거든요. 뭘 하든 중간 단계까지는 금방 올라가는데, 거기서 한 단계 레벨업 하려면 단련하는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긴 시간을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도 능력인데... 그게 없는 것 같아요.
끝까지 해내는 힘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어라!
1만 시간의 법칙
그게 정말 답일까?
한 가지를 특출 나게 잘하기 위해서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인생은 선택!
한 분야의 최고가 될 것인가
타인의 성공 법칙을 답습할 것인가
내 인생을 살 것인가
직장생활 15년 만에 육아 휴직을 한 두 아이의 아빠, 딱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조엘: 휴직 중이시죠? 어떻게 보내고 있어요?
딱지: 일단 아이들하고 여행을 많이 갔어요. 전국에 아홉 군데 있는 국립공원생태탐방원을 다 가봤고, 미국과 캐나다에도 다녀오고요. 권투도 하고 있어요. 목공도 하고, 수영도 해요. 요새 새벽반 주 5일 나가고 있어요. 복직 앞두고 컴퓨터 강의도 하나 수강했고요. 육아도 해야 합니다. 애들 아침 차리고, 학교 보내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조엘: 블로그에 글도 쓰시잖아요.
딱지: 기록 남기기 차원에서... 그러고 보니 진짜 뭐 많이 하는 것 같네요(웃음)
할 수 있거나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당장 시작하라!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1만 시간을 쓰기엔 내 인생이 짧다.
비록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내 인생은 이미 다큐다.
조엘: 원래 꿈은 뭐였어요?
딱지: 어릴 땐 다큐멘터리 PD 하고 싶었어요, 밀림에 가서 호랑이도 찍고.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혼자 여행 다는 걸 좋아해요. 얼마 전엔 요르단에 다녀왔는데.
트래킹의 시작은 다나라는 작은 마을이다.
저 흐릿한 지평선쯤이 도착지.
오래전 바다의 일부였던 황무지를 걷다가,
뜻밖에도 어여쁜 분홍꽃을 만났다.
가파른 돌산을 넘어 페트라에 도착했다.
조엘: 걸으면서 무슨 생각했어요?
딱지: 링 위에서 맞을 때와 비슷한 것 같아요. 별생각 없어요. 언제 끝나나.
조엘: 권투의 마지막 목표는 뭐예요?
딱지: 그런 거 없는데(웃음)
그냥 하는 거다.
하고 싶으니까, 당장 할 수 있으니까.
위대한 인생을 살고 싶은가
내가 하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가
이미 우리 모두의 삶은 치열하다!
"스파링을 할 때 보면, 맞을 땐 엄청 아픈데 동영상으로 보면 엄청 살살 때리는 것 같거든요. 천천히 때리는 것 같고. 근데 실제로는 장난 아니에요, 잘 보이지도 않고."
하지만 세상은 챔피언을 원한다.
한 분야의 최고가 되라고 한다.
어느새 우린 영화 같은 삶을 꿈꾼다.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면 중간 단계까지는 금방 올라가요. 수영 선생님도 감각 있다고, 권투 관장님도 잘한다고, 목공도 아주 잘한다고. 근데 거기서 한 단계 레벨업 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한데 그 긴 시간을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도 능력이잖아요. 그 능력이 없는 것 같아서 저는 항상 고민이에요."
그러나 만약 한 분야의 최고가 되었다면.
아내에게 직접 만든 책장을 선물할 수 있었을까.
사랑하는 아이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을까.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며 나를 사랑했던 1만 시간. 그것이 바로딱지가 찾은 인생의 법칙이다.
복직 후 휴가 기간을 떠올려봤을 때 하지 못해 후회할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오토바이 전국 일주를 떠올렸다. 날씨가 추운데 뼈에 바람 들라, 걱정하던 와이프는 '네가 원하면 어쩌겠니.' 흔쾌히 허락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