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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엘 Mar 04. 2024

카페 알바의 세대교체

#중년알바 #알바의꿈 #바리스타

그렇기 때문에 아르바이트가 낭만이고, 추억인 것 아닐까요? 그 끝이 곧 새로운 시작이고, 버티는 순간이 곧 희망이니까요.




"제가 학생 때는 카페 카운터에 아줌마가 서 있으면, 사장님 아니면 주방 설거지하는 분이었어요. 근데 요즘엔 시니어 바리스타도 많잖아요. 이효리가 엄정화 보는 느낌이랄까요? 나도 저 나이 때까지 알바를 할 수 있다면, 그럼 계속 뭔가를 도전하고 꿈꿀 수 있겠구나."  


이십 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었던 카페 알바 자리를 당당히 꿰찬, 중년 알바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조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알바: 안녕하세요. 저는 마흔두 살이고, 카페 알바를 한지는 2-3년 정도 됐습니다.

조엘: 주로 무슨 일을 하세요?

알바: 시간대 별로 알바의 업무가 조금씩 다른데, 저는 점심시간에 일을 하기 때문에 음료 만들고, 서빙하고, 테이블 치우고, 마지막으로 설거지를 해요.

조엘: 힘들거나 어렵진 않으세요?

알바: 물론 그럴 때가 있죠. 특히 실수할 때가 가장 힘들어요. 젊을 때보다는 얼굴이 많이 두꺼워져서 아줌마 특유의 뻔뻔함과 맷집으로 넘기긴 하지만, 동시에 나잇값 못한다는 자괴감이 들더라고요(웃음) 주문 잘못 받고, 음료 엎지르고 하면 눈치 보이잖아요, 누구나.



젊은 날의 낭만, 혹은 추억이라고 생각했던 카페 알바. 요즘엔 중년층은 물론 시니어 알바도 종종 있다.


조엘: 이십 대 때와 마흔이 넘은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요?

알바: 학생 때는 아르바이트 하는 시간에 놀지 못하니까 박탈감 혹은 조바심을 느꼈거든요. 근데 지금은 자기계발하는 기분이에요. 육아와 집안일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찾는 시간이죠. 용돈도 벌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그래서 만족도로 보자면 이십 대 때보다 지금이 훨씬 커요.



마흔을 넘은 우리에게도 꿈이 있다. 스무 살 때 그러했듯 더 나은 '나'와 '나의 미래'를 그린다.


알바: 제 꿈은 알바를 그만두는 거예요!(웃음) 우리 이십 대 때도 그랬잖아요. 원하는 회사 합격하면 시원하게 알바 때려치워야지. 마흔 살의 저도 꿈을 꿉니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 대박 나면 당장 때려치워야지! 제가 웹소설을 쓰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르바이트가 낭만이고, 추억인 것 아닐까요? 그 끝이 곧 새로운 시작이고, 버티는 순간이 곧 희망이니까요. 저는요, 안정적인 회사를 다니면서 따박따박 월급 받을 때보다 지금이 더 설레요. 회사는 끝이었거든요,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 낭떠러지."


조엘: 망설이는 늦깎이 예비 알바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알바: 저희 사장님은 삼십 대 후반에서 사십 대 알바를 더 선호하세요. 책임감도 있고, 그 정도 나이면 스스로 집안일을 하니까 마무리도 깔끔하고요. 저처럼 손이 야무지지 않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솜씨가 무르익는 것 같아요. 그런 거 치고는 아직도 실수 투성이지만...



그런 '나'도 나중엔 추억이고 낭만이 됨을 아는 나이니까요.


https://youtu.be/Q4Zxbg6f0AI?si=TGAFm3Aq3PRYPu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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