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수필

by 조정호

깁슨 레스폴 기타가 든 하드케이스를 오른손에 들고 와인 한 병을 옆구리에 낀다. 여분의 옷이 들어있는 낡은 가방은 어깨에 걸쳐 매었다. 왼손에 책 두 권을 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애증 덩어리 차 엘란이에 짐을 싣고 캘리포니아를 가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우선 I-15 고속도로까지 우리 동네 Southern Highlands의 완만한 내리막 길을 달려야 한다. 나란히 줄 선 가로수가 병정 같다. 오월의 햇살은 나뭇잎을 통과하여 지면을 비추는 스팟라잇을 만든다. 나무 병정의 사열을 통과하는 산뜻한 오전 8시 30분이다. 팡파르도 빼놓을 수 없다. 엘란이가 Bernie Williams와 David Benoit의 Just Because를 흥겹게 부른다. 귀를 간지럽히는 바람과 잘 어울린다.


5분여쯤 지나자 도열이 끝났다. 앞으로 4시간을 더 달려야 할 I-15이 보인다. 고속도로 입구에 덩그러니 놓인 허리 높이의 큼지막한 체리색 바위 위에 누군가 앉아 있다. 체크무늬 옷을 둘렀는데 그것이 코트인지, 카디건인지, 담요인지 구분도 못할 만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히피다. 어쿠스틱 기타를 팅기는 모습이 라스베가스 스트립에 위치한 어느 갤러리에 걸려있는 유화 속 크리스 마틴과 닮았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며 엘란이의 속도는 빠르게 올라가고, 그림 같던 그의 모습은 잔상으로 남겨졌다. 히피의 모습이 점차 희미하게 사라지며, 동시에 '자유를 위해 맞바꾼 대가는 무엇일까?'란 생각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이윽고, 내가 음악을 위해 포기한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대답보다 먼저 네바다와 캘리포니아의 접경지에 도달한다. 이곳엔 사람들의 욕망과 허영심이 가득한 유명한 복권 집이 있다. 한국 복권과 확연히 다른 당첨 금액이 기가 막힌다. 천억 원, 육천억 원, 심지어 이조 원 이런 단위가 현실에 존재하는가 싶다. 불과 20분 거리에 위치한 히피의 자유와 무소유 그리고 복권의 욕망과 소유, 이 두 대립이 어지럽다. 하지만 머릿속의 상념은 곧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차창 밖으로 빨려 나가는 담배 연기가 되었다.


급경사를 만났다. 4기 통 4단 기어의 엘란이가 오르기엔 틀림없이 버겁다. 토요타 코롤라를 몰던 동생은 이 언덕 때문에 6기 통 차로 바꿨다. 비탈길을 오르기 시작하니 바로 엘란이가 힘겨워한다. 가속 페달을 밟아 스로틀을 열고 기어를 3단으로 킥다운시킨다. 돌산은 똑바로 하늘을 향하고 있지만 중력이 등 쪽에서 느껴진다. 비듬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각도가 만들어졌다. 뒤에서 잡아당기는 힘이 불쾌하다. 이곳을 빨리 탈출하고 싶어졌다. 기어를 수동으로 바꾸고 바로 2단으로 시프트 다운한다. 엔진이 찢어질 듯 날카로이 비명을 지른다. RPM은 급격히 올라가고 6천에 도달한다. 아직 한계치까지 500 RPM 더 남았지만 나이가 적지 않은 할머니 엘란이에겐 더 이상 무리다. 요란한 엔진음이 낯설지 않다. 한계에 부딪힐 때 내쉬는 거친 숨소리와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닮아서일까. 끝이 보이지 않는 어득히 먼 꿈에 도전하는 마음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이 고통을 빨리 끝내주고 싶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 마지막 남은 500 RPM을 쥐어 짜낸다. 섀시가 기이하게 비틀리며 삐걱거린다.


'조금만 더 달리면 쉴 수 있어. 넌 할 수 있어. 힘내자. 엘란아.'


'힘내. 할 수 있어.' 이 말이 항상 듣고 싶었다. 하지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렇게 어려운 말이었을까. 꿈을 조롱하던 사람들의 머릿속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여전히 난 남의 꿈을 비웃는 그 야루하게 추켜올려진 입꼬리가 싫다.

한참을 오르니 드디어 언덕배기가 보인다. 그리 힘겹게 올라왔는데 길은 하늘과 맞닿아 허망하리만치 끊겨버렸다. 도로 양 옆으로 우뚝 선 돌산은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는 신장이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올려진 하얀 몽실 구름이 휘핑크림 같다. 하늘길이다. 이대로 속도를 높여 계속 달리면 하늘로 다이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상상하던 세상으로 갈 수 있을까. 누구나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끌며, 생계를 위해 잘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는 유토피아를 잠시 꿈꿔본다. 순간 엘란이가 보들보들한 구름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차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공기가 차갑다. 분명코 엄마의 품속을 닮지 않았고, 아버지의 토닥임과도 다르다. 하지만 왜 위로받는 느낌일까. 뜨거운 엘란이의 엔진을 식혀주어서일까. 아니면 열병 같이 지나온 날을 적셔주어서일까.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제야 거친 숨과 심장박동이 정말 고통이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건 혹시 온 힘을 다 하는 사람의 두근거림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도전은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다.


석양 녘 산마루에서 내려가는 이 길은 저 멀리 지평선 위로 물든 붉은 색채가 애잔하다. 어릴 적 어느 시골 들판에서 본 기생여뀌의 색과 닮았다. 눈에 어린 그 색감이 한국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타고 온 듯 흐드러지게 노을 밭을 이룬다. 사막에 핀 저녁놀엔 향이 없지만, 어린 날의 추억이 기생여뀌의 향기를 해넘이 위로 덧씌운다. 산 아래 다문다문 자리 잡은 낮은 회전초와 모래는 빛에 반사되어 사금을 뿌린 듯 눈 아리도록 숨 막히는 바다를 만든다. 비가 오는 날엔 황혼이 내려와 금빛 바다 위를 붉은 돛을 달고 시원하게 항해한다. 사막의 저녁해는 가을로 물들고 어느새 발 밑으로 흘러간다. 이곳에서 본 노을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마음이 어지러운 날엔 언덕 위를 정복한 시뻘건 불기둥에서 붉은 여단의 함성 소리가 온몸을 쑤시듯 울리기도 하며, 시퍼렇게 멍든 심해를 닮은 하늘이 무겁게 쏟아져 내려 코와 입을 뜨겁게 비틀어 죌 때도 있었다. 자연은 때론 사람을 섬뜩하게 한다.


사막의 허허벌판에 도시를 건설한 사치스러운 인간의 과학 기술과 복권의 환상이 위여한 자연 앞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 시간 반가량 더 달린다. 평평한 사막 한가운데 뜬금없이 세도나의 볼텍스 혹은 호주의 울룰루 같이 우뚝 선 돌산이 길을 막고 있다. 차의 속도는 약 85마일, 137 km/h, 로 이대로 무모하게 돌진하다간 곧 부딪칠 것 같다. 속도를 줄이고 싶지만 앞 차량들의 흐름을 따라 점점 빠른 속도로 다가간다. 하지만 돌산은 아직도 멀리 있고 길은 쓸데없는 걱정을 비웃듯 무심히 돌아 나간다. 음악을 하며 항상 크고 작은 벽 앞에서 힘겨운 한숨을 토하는데, 유연함이란 이런 돌아가는 길을 말하는 것일까. 하지만 비껴갈 줄 아는 융통성을 가졌다고 해서 언제까지 가로막은 돌산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몇 번이나 넘어야 하는 벽인지도 모르겠다. 그 높은 담벼락이 무엇이건 간에 무명 작곡가가 마주하는 삶이 정면돌파를 피해 갈 만큼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좀 더 달리면 멀리 퇴적암으로 보이는 민둥산이 있다. 그 8부 능선 뒤로 줄곧 퍼렇게 짙던 하늘에 물 빠진 파란색이 끼어든다. 아주 멀리 공기 중에 수분이 있는 것 같다.


이제 LA와 베가스의 중간 지점인 바스토이다. 분명 행정구역 상 도시로 구획되었지만, 그보다 세월을 겸허히 받아들인 town으로 느껴지는 촌이다. 서서히 드라이브를 하니 기약 없이 지나갔던 시간이 눈에 담긴다. 이런 곳에 살다 보면 적응보다 변화가 빨랐던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시간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까. 안쪽 주거지로 더 들어가면 카우보이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의 황량한 그로서리 스토어가 인상적이다. 색 바랜 간판은 나이만큼 말라비틀어져 자글자글 주름이 잡혔다. 휘파람 소리로 시작하는 서부영화의 결투 장면에 나오던 스코어를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이 노래가 영화 'O.K. 목장의 결투'에 쓰였던가 살짝 헛갈린다. 카우보이를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디언이 있다. 그들의 역사, 대립, 메스미디어의 세뇌, 현시대의 부당한 처우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린다. 또한 동네의 낡고 지저분한 느낌이 꼭 흑인과 멕시칸 친구들이 모여사는 베가스의 빈민가, ghetto,를 닮기도 한 바스토이다.


바스토를 떠나 노래 10곡 정도를 더 듣다 보면 차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반갑다. 폐 속 깊숙이 들어오는 습기는 그리운 연인을 만난 것 같다. 3시간을 달려온 거친 사막의 메마른 숨결이 겸연쩍다. 별안간 민둥산은 촘촘히 수 놓인 녹색 나무 옷으로 갈아입었다. 천사의 도시라는 낭만적인 뜻의 Los Angeles가 있는 캘리포니아의 지중해성 기후가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한다.


감동할 틈도 잠시 85마일로 달리던 엘란이의 속도가 곧바로 90마일, 145km/h, 이 되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어도 85마일 밑으로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급격하게 꺾인 내리막 절벽 길이다. 헤어핀 커브는 더욱 아찔하다. 운전이 위험할수록 심장을 죄지만 그만큼 흥분되기 시작한다. 경사가 꽤 있기에 엘란이의 파워는 여유가 있다. 차의 속력을 높이고 싶다. 하지만 앞선 모든 차량들이 약속이나 한 듯 순차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다. 붉은 후미등이 점차 개수를 늘려가더니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이대로 차의 제동을 걸면 속도가 떨어질 것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더 달리고 싶다. 재빠르게 눈동자를 굴려 룸 미러를 먼저 확인하고, 양쪽 사이드 미러를 봄과 동시에 숄더 체크를 한다. 1차선으로 들어갈 충분한 공간이 보인다. 왼손으로 운전대를 움켜쥐고 엔진 브레이크를 오른손으로 걸었다. 기어가 내려감에 따라 RPM과 제동력이 올라갔다. 그대로 가속 페달을 밟고 타이어의 충분한 접지력을 인지한 후 엇비스듬히 왼쪽으로 꺾인 1차선으로 끼어들어갔다. 코너를 탈출하며 운전대의 타각에 따라 점점 가속 페달을 전개하자 2차선의 차들이 뒤로 멀어진다. 그 모습이 상쾌하다. 사실 아스팔트 포장이 그리 깔끔하지는 못하다. 타이어도 교체할 만큼 오래 썼기에 노면 상태가 고스란히 척추로 전달된다. 하지만 무모하게 내리막길을 운전한다. 어쩌면 캘리포니아에서 느껴지는 아련한 감정 속으로 온몸을 던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캘리포니아엔 거기서 만들었던 아릿한 추억이 있다. 20대 후반, 플러튼에 살던 여자 친구는 나를 위해 자신의 삶을 양보하고 가든 그로브로 이사하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다음 해 겨울, 그 친구는 우리가 자주 가던 헌팅턴 비치에서 겨울 바다가 쓸쓸하다며 결혼하자고 했다. 부모님께선 예전부터 우리의 만남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셨다. 그래서 부모님 몰래 LA에 소재한 대학교에 편입 신청을 하고 I-20를 받았다. 그 해 봄, 교정 벤치에 앉아 우리 학교 건물과 다른 학교의 입학 허가서를 번갈아 보다가 새로운 학교의 담당 교수님께 전화를 했다. 이번 가을 학기 입학이 아닌 다음 해 봄 학기로 입학을 늦추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교수님께선 그러라고 하셨다. 전화를 끊고 한동안 교정을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캘리포니아로 4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달려갔다. 그 친구는 새벽까지 뜬 눈으로 기다렸고, 가로등이 꺼진 어두운 주차장에서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었다. 오래도록 대화를 나눈 후, 그녀는 노란 스탠드 무드등 뒤에 숨어 소리 없이 울었다. 가만히 안아 주었는데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했다. 반년이 더 지나고 그녀는 겨울의 아픈 바람을 맞으며 뉴욕으로 이사를 갔다. 그렇게 엇갈린 우리의 모습이 안쓰럽고 서러웠다.


그 뒤, 힘들어하는 나를 몇 년이나 곁에서 지켜주던 친구가 있었다. 좋은 일도 슬픈 일도 어떤 것이던 가리지 않고 함께 해주었다. 베가스에 동화처럼 눈이 내리던 날도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 주었다. 왜 옆에 있느냐고 물으니 '도저히 혼자 둘 수 없어서...' 조용히 답했다. 그녀의 말이 소복소복 눈이 되어 쌓여갔다. 그녀가 캘리포니아의 산호세로 이주를 하고 몇 번이나 전화가 왔었다. 삶이 힘들다고 울었고, 날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아프다고 또 흐느꼈다. 먼 곳에서도 함께 하고자 했던 그녀를 단 한 번도 지켜주지 못했다. 그녀에게 꼭 한 번 노래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많은 날들과 숱한 감정을 한 편의 짧은 음악에 담을 수 없었다. 단지 그녀의 빈자리를 무엇으로도 채우지 않고 긴 시간을 보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오랜 후, 느닷없는 8월의 소나기가 무겁게 몸을 때릴 때, 동화처럼 내리던 눈과 수북이 쌓인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그제야 그녀를 위한 노래를 만들 수 있었다. 흰 눈으로 기억을 빚은 노래를 들어보기나 했을까.


LA로 가기 전 폰타나에 있는 창고에 도착했다. 기타를 프로 수준으로 치는 목수 타쿠야가 'What's up man.' 거리며 껴안는다. 아르헨티나에서 자란 일본 친구이다. 얼마 전에 녹음한 기타 연주라며 스피커의 볼륨을 키운다. 역시 예상대로 블루스가 흘러나온다. 그는 블루스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는 기타라고 말해 왔었다. 그의 세미 할로우 기타에서 나오는 클린톤이 온열 전구처럼 밝고 따스하게 노래의 도입 부분을 채워간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가 자잘하게 비트를 나누기 시작하자 기타 톤에 청아함이 빠지고 오버 드라이브가 살짝 걸린다. 끈적이는 소리가 질척거리며 온 몸에 비벼댄다. 음악에 녹아든 감성이 예리하게 날 선 모서리 끝에서 기묘하게 외줄을 탄다. 분명 감정이 터지고 있는데 답답했다. 먹먹함에 빨려 들어가더니 그 안에선 또 시원했다. 리듬과 화성은 가지고 있지만 요상하게 멜로디가 없었다. 노래가 끝나고 타쿠야를 보니 내 기타를 가지고 놀고 있다. 이거 뭐냐고 물으니 실실 웃고만 있다. 감정은 이미 스티브 바이라고 하니 좋아 죽는다. 근데 왜 멜로디가 없냐고 묻자 그제야 약에 취해서 녹음한 거라고 낄낄댄다. 하도 어이가 없어 한참을 같이 웃다가 어떤 약이냐고 물으니 마리화나 (대마초)라고 한다. 마약을 하지 않는 난 그때 비로소 단순히 몽환적인 음악과 약에 취해 만든 음악의 다른 점을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에게 감정의 덩어리만으론 음악이 될 수 없고 이성의 필터를 거쳐야 한다고 말하니 어깨를 으쓱거린다.


폰타나에서 볼일을 끝내고 다이아몬드 바로 이동했다. 그곳에 사는 랙스 사장님 가족과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아빠를 꼭 닮은 아들과 엄마와 판박이인 딸이 나란히 앉아 있다. 아이들의 웃음이 건강하다. 고기를 굽는 불판 위에 그들의 행복이 뜨거움을 자랑하듯 달아올라 홍조를 띤다. 이들의 서로를 위한 눈빛 속에서 안정적인 가정이 그립다고 말하던 후배가 겹쳐 보였다. 그는 결국 꿈을 미루고 결혼을 했으며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갔다. 미국 생활이 꿈을 좇기엔 좋지만 그만큼 외롭기도 하기에 그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또, 아는 누나는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생계 전선에 끼어들었다. 평생 꽃을 공부했고, 마침내 플로리스트가 되었지만, 꽃의 화려함 보다 아이의 맑은 미소를 택했다. 그 순간 뭔가 왈칵 올라와서 멱에 걸린다. 목이 따끔거린다. 꿈이 밥 먹여 주지 않는다. 그 생활을 강산이 바뀌는 시간보다 더 오래 해왔다. 그래서 가정을 가지면 음악을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먼저 꿈을 내려놓지 않고 결혼하는 것이 염려스러웠다. 음악으로부터의 멀어짐을 가족 탓으로 돌릴까 봐 겁이 났었다. 울컥할 때 지레짐작한 원망을 약간이나마 꺼내 뱉었을까...


다음날 아침 초록색 뒷산이 생글거린다. 밝은 인사를 받으며 이곳이 캘리포니아임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공기 중의 수분이 산 위에 올라앉았다. 하늘의 끝엔 온통 하얀색 띠가 둘러져 있다. 구름 없는 하늘에 두 가지 색이 함께 손 잡은 모습이 감격스럽다. 햇살은 동동 떠다니는 물 알갱이에 부딪혀 수백 개의 가느다란 실로 갈라진다. 하얀 레이스 커튼을 통과한 듯이 보드라운 빛이 육각형으로 반짝인다. 따스함이 살포시 안겨온다. 가만히 눈을 감고 왼손을 가슴 높이까지 들어 올린다. 가볍고 여린 햇살이 손바닥 위에서 재잘거린다. 바람의 촉촉한 숨이 턱선을 따라 흐르고, 코 끝엔 이슬이 맺히는 것 같다. 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엷은 미소가 입가에 자리 잡는다.


깁슨 레스폴(Gibson Les Paul) - 악기 생산 기업인 깁슨이 제작하는 솔리드 바디 전기 기타이다. 1952년 테드 멕카티와 레스 폴이 함께 디자인하여 판매했으며,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 텔레캐스터와 함께 가장 잘 알려진 전기 기타 이기도 하다.
I-15 (Interstate 15) - 15번 도로와 15번 주간 고속도로의 연속 구간으로 구성된 15번 도로. 샌 버나 디노, 리버 사이드 및 샌디에고 카운티를 연결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주요 남북 주 고속도로 및 주간 고속도로.
Southern Highlands - 라스 베가스의 southern foothills에 위치한 계획 거주 구역. Southern Highlands Golf Club을 둘러싸고 있다.
히피 (hippie) - 기성의 사회 통념·제도·가치관에 구애됨이 없이 인간성의 회복, 자연에의 귀의(歸依) 등을 주장하며 자유로운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행동을 하는 젊은이들. 1960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나 전 세계에 유행함.
스트립 (strip) - 《때로 Strip》(양쪽에 상점·호텔·레스토랑 등이 즐비한) 거리, 가로.
크리스 마틴 (Christopher Anthony John Martin) - 잉글랜드의 Rock 음악가이다. 밴드 콜드플레이의 리드보컬, 기타, 피아노를 맡고 있다.
스로틀 (스로틀 밸브 throttle valve) - 통로의 면적을 여러 가지로 변화시킴으로써 흐르는 유체(流體)를 제한하는 밸브. 특히, 내연 기관(內燃機關)의 기화기(氣化器)에 붙어 흡입 공기량을 조절하는 것 또는 증기 기관에 붙어 증기량을 조절하는 것을 이름. 스로틀.
킥다운 (kickdown) - 자동 변속 차량이 주행 중 순간적으로 가속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현재 밟고 있는 가속 페달을 더 깊게 밟아 기어 변속을 한 단 낮춰 순간적인 힘을 낼 때 사용하는 운전 기법.
시프트 다운 (shift down) - 커브 또는 언덕을 올라갈 때 자동차의 변속 기어를 1단(段) 또는 2·3단 낮게 전환하는 것.
RPM (revolutions per minute) - 회전 속도의 단위. 일반적으로 1분 동안의 회전수를 나타냄. ‘매분 … 회전’.
섀시 (chassis) - 자동차 등의 차대(車臺).
유토피아 (Utopia) - [문학] 〔어느 곳에도 없는 장소란 뜻〕 영국의 모어(T. More)가 지은 공상적 사회 소설. 가상(假想)의 섬나라로, 완전한 민주주의가 행해지고 공산주의적 경제 기구가 확립됨은 물론 교육과 종교의 자유가 있는 이상국(理想國)을 그림. 유럽 사상사에 독자적인 획을 그은 명저(名著) 임. 1515년에서 16년 사이에 쓰임.
기생여뀌 (Persicaria viscosa) - [식물학, 식물명]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40∼120cm. 향기가 있고 전체에 갈색 털과 선모(腺毛)가 있음. 피침형의 잎이 어긋나고, 6∼9월에 홍색 꽃이 가지 끝에 달림. 한국·일본·인도 등지에 분포함. 향료(香蓼).
회전초 (tumbleweed) - 뿌리에서 분리되어 바람에 굴러다니는 식물의 지상 부분으로, 뿌리가 없이도 식물의 기능을 수행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스텝 기후나 사막 기후 지역에서 둥근 실뭉치 같은 물체가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모습으로 확인된다.
붉은 여단 (Brigate rosse) - 이탈리아의 극좌파(極左派) 중에서 가장 과격한 테러 집단. 납탄 시대에 암살, 납치, 강도 등 여러 차례의 폭력 사건을 일으킨 이탈리아의 극좌 준군사조직이다. 1970년 무장 투쟁으로 이른바 “혁명적”국면을 조장하고 이탈리아를 북대서양 조약 기구에서 탈퇴시키기 위해 결성되었다.
세도나 (Sedona) - 미국 애리조나주의 베르데 밸리 북부의 코코니노 카운티와 야바파이 카운티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시.
볼텍스 (vortex) - 사전적 의미로는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이란 뜻으로, 대지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지구 파장의 에너지가 나선형 곡선을 이루며 분출되는 모양을 보고 붙여진 이름.
울룰루 (Uluru) - (피찬차차라어 Uluṟu) 또는 에어즈록(Ayers Rock)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노던 준주의 남부에 있는 거대한 모래 바위이다. 가장 가까운 도시인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남쪽으로 335km 떨어져 있다. 울루루는 단일 암석으로는 세계 최대이며 지역 애버리진들에 의해 신성시되고 있는 영적 에너지 (spiritual energy)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높이가 348m에 둘레가 9.4km에 이른다.
바스토 (Barstow) -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군에 위치한 도시로, 인구는 22,639명이다.
카우보이 (cowboy) - 미국 서부 지방이나 캐나다·멕시코 등의 목장에서 말을 타고 일하는 남자를 지칭한다. 카우보이의 전통의 기원은 스페인이며 중세 스페인의 아시엔다 시스템과 함께 시작한다.
스코어 (score) -〔음악〕 총보, 모음 악보(의 한 권); 배경 음악
O.K. 목장의 결투 (Gunfight at the O.K. Corral) - 1881년 10월 26일 수요일 오후 3시경 미국 애리조나 준주 툼스톤에서 30초 동안 벌어진 무법자 카우보이들과 법집행관들 사이의 총싸움이다. 서부 개척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총격전으로 꼽힌다.
인디언 - 아메리카 원주민(-原住民, 영어: Indigenous peoples of the Americas 네이티브 아메리칸)은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을 지칭한다. 흔히 ‘인디언’이라고도 하나 이는 영어의 ‘American Indian’에서 온 말로, 엄밀하게는 미국 내 아메리카 원주민만을 지칭할 때도 있다. 언어권에 따라 앵글로 아메리카의 토착민은 인디언, 라틴 아메리카의 토착민은 인디오라 부르기도 한다.
게토 (ghetto) - 소수 인종이나 소수 민족, 또는 소수 종교집단이 거주하는 도시 안의 한 구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로 빈민가를 형성하며 사회, 경제적인 압박을 받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세기에 유럽에서 설치한 유대인 강제 거주지역, 나치 독일이 만든 유대인 강제수용소, 미국에서 흑인 등이 사는 빈민가가 게토에 속한다. 또한 가자 지구도 게토라고 평가된다. 유대인 집단학살이 묵인되고 유대회당들이 파괴되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콘스탄티노플에는 서부 유럽의 도시들보다 한참 전에 게토가 있었다.
헤어핀 커브 (hairpin curve) - 자동차 경주에서, 주행로(走行路)가 U자형으로 급하게 구부러진 커브. 여자의 머리핀을 닮았다고 해서 부르는 이름임.
숄더 체크 (shoulder check) - 고개를 돌려 좌우 어깨 위로 좌우 차량의 유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행위. 숄더 체크를 하는 이유는 사이드 미러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차량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함.
엔진 브레이크 (engine brake) - 자동차에서, 엔진의 압축 저항과 엔진·변속기(變速機)의 기계적 마찰 저항을 이용하여 거는 제동(制動). 저속 기어가 될수록 제동력이 커짐. 내리막길에서 사용함. 기관 제동.
플러튼 (Fullerton) -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군에 위치한 도시로 면적은 57.921 km², 인구는 135,161명이다. 1887년에 설립되었으며 1904년 2월 15일에 도시 지위를 부여받았다. 역사적으로 농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오렌지, 감귤 과수원이 많은 편이다.
가든 그로브 (Garden Grove) -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도시이다. 인구는 170,883명이다.
헌팅턴 비치 (Huntington Beach) - 모래사장의 길이는 16km로 서핑의 중심지이다. 로스앤젤레스 남쪽 56km, 샌디에이고 북쪽 152km 거리에 있는 오렌지 카운티의 남부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자리한다. 디즈니랜드(Disneyland) 및 노츠 베리 팜(Knott’s Berry Farm)과 같은 놀이공원을 방문하기 좋은 해변의 베이스캠프이다.
I-20 - 미국 대학이나 어학교 등에서 발급하는 입학 허가서
산호세 (San Jose) - 산호세 또는 샌호제이, 새너제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도시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미국에서는 열 번째로 큰 도시이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샌타클래라 군의 군청 소재지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만의 남부 내륙에 위치한다.
폰타나 (Fontana) -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군의 도시. 농심, 뉴발란스 등 생산 공장이나 물류 창고가 많다.
블루스(Blues) - 19세기 중엽, 미국 노예 해방 선언 이후 미국으로 넘어온 미국 남부의 흑인들이 창시한 장르 혹은 음악적 형태를 말한다. 아프리카 전통 음악과 노동요, 그리고 유럽계 미국인의 포크송을 뿌리로 두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스피릿튜얼스, 노동요, 필드 홀러, 링 샤우트, 찬트, 그리고 리듬이 간단하고 경험을 풀어낸 발라드 등이 합쳐져 개인이 부르는 노래로 바뀌어 블루스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세미 할로우 기타 (semi-hollow guitar) - 바디 중심을 가르는 센터 블럭이 있어 할로우 바디 특유의 울림이 줄어든다. 하이게인에서도 하울링이 발생되지 않아 좀 더 다양한 장르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재즈, 블루스, 모던 락, 하드 락 등등 많은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범용적인 기타이다.
클린톤 (clean tone) - 기타와 엠프에 연결한 상태에서 아무것도 건들지 않고 그냥 볼륨만 올렸을 때 나는 소리.
오버 드라이브 (over drive) - 진공관 앰프의 볼륨을 끝까지 올렸을 때 음이 왜곡되는 사운드. 잘 활용하면 강렬한 임팩트를 줄 수 있다.
스티브 바이 (Steve Vai) - 미국의 기타리스트, 작곡가,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이다. 그는 기타 월드 잡지 가 선정한 "10대 최고의 기타 연주자"로 선정되어 1천5백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팔았다.
마리화나 (marijuana) - 대마초는 삼 등 삼속 식물을 말려 향정신성 효과를 얻는 것들을 일컫는다. 대마초의 가장 보편적인 사용법은 그것을 말려서 피우는 것이다. 영어로는 cannabis, marijuana, weed 등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대마초의 생산이나 소비가 모두 불법이지만, 해외에서는 전면적으로 또는 의료용 등 부분적으로 합법화한 나라들이 있다. 네덜란드는 합법화되어 있으며, 캐나다는 모든 주에서 합법화되었고, 미국은 주에 따라 다르다. 미국의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합법화되었고 사회 인식상으로 기호식품이다.
다이아몬드 바 (Diamond Bar)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군 동부의 도시이다. 2010년 미국 인구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의 인구수는 총 55,544명으로, 2019년 인구수는 55,720명으로 추산되었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티파니의 고향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별의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