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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대학로 '학림다방'. 서울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된 유서 깊은 곳. 한국의 유명한 문인들이 글을 쓰고 지인들과 만나면서 문인들의 아지트로 굳어졌다. 다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세월의 더께가 묵직하다. 트위터 계정을 처음 만들고, 오바마 등 유명인들의 글을 처음 접했던 느낌, 그들의 문체를 직접 본다는 건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밟고 올라가는 이 계단. 50년 전, 김승옥, 김지하 등 문인들과 동기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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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험의 연장선이다. 아일랜드는 제임스 조이스 등 세계적인 문호들이 태어난 곳이다. 이 문인들이 주로 글을 쓰며 상주했던 곳이 바로 뷰리스 카페 Bewley's Oriental Cafés다. 실제로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더블린 사람들'에 이 카페가 등장한다. 이 카페는 1927년에 문을 열었지만, 프랑스에서 넘어온 뷰리스 가문이 1840년에 설립한 브랜드로 먼저 알려졌다. Bewley's Limited는 커피와 차를 취급하는 회사이며, 이후 영역을 넓혀서 지금의 카페를 오픈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카페의 규모는 400석 이상이다. 약 500평 정도로 아일랜드에서는 가장 큰 카페다. 스테인드글라스 아트로 유명한 아이리시 화가 해리 클락 Harry Clark의 작품이 카페 안쪽 창문에 설치되었고, 아르누보 양식이 새겨져 있는 화려한 건물 장식을 건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건물 한 쪽에는 제임스 조이스의 필체가 담긴 편지나 그 당시의 사진 등이 걸려 있다. 과거 아일랜드의 풍경과 문학가들의 지성을 호흡할 수 있는 귀한 장소다.



카페는 그래프턴 거리 중앙에 있다. 거리의 한가운데를 선점할 만큼의 포스가 전해지며, 건물 외벽에서 오는 숭고함까지 지녔다. 관광객은 카페의 안과 밖을 둘러보며 이전의 역사를 눈과 카메라로 담아 간다. 주로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연령의 구애를 받지 않고 사랑받는 곳이다. 쇼핑을 마치고 온 가족들의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명성만큼이나 매시간 빈자리가 없으니, 중요한 모임은 예약이 필수. 커피의 가격은 유명세(?) 수수료가 붙지 않아서 좋다. 문화재 안에서 마시는 커피, 과거로 돌아가 고종황제가 즐겨 마시던 커피를 대접받아 마시는 허세도 부려볼 만하다. 지금은 공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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