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정원이자,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명성이 비해 소박하다. 지나치게 꾸며놓지 않은 듯한, 그렇다고 방목한 자연에 울타리만 얹은 것도 아니다. 화려한 신부 화장보다는 한 듯 안 한 듯 최소한의 터치로만 윤곽을 그려낸 투명 메이크업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허투루 둘러봐선 안 된다. 이 정원 안에는 약 1,000 여종이 넘은 식물이 상주하고 있으니.
이곳의 정식 명칭은 Powerscourt House & Gardens. 12세기에 파워 가문이 세운 성이었으나, 후대에 파괴되어 1731년 리차드 윙필드 Richard Wingfield가 이 건물을 소유하였고, 지금의 정원을 만들었다. 1961년에는 소유권이 윙필드 가문에서 슬레진저 가문 Slazenger으로 넘어갔으며, 그 시기에 성을 리모델링하면서 지금의 레스토랑과 쇼핑센터가 들어서게 되었다.
출석하는 어학원의 액티비티 행사라서, 클래스 메이트와 함께 갔다. 입장료는 저렴하지 않지만, 학생 할인 찬스로 1유로를 세이브했다. 정원의 안내 리플릿을 보자, 가장 먼저 '일본식 정원'이 눈에 찼다. 같이 간 일본인 친구가 반색하는데, 괜히 자존심이 녹아내린다. 아기자기한 정원 한가운데 일본식 정자뿐. 내 관람평은 각박했다.
Pets Ceremony. 반려견의 묘지.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아일랜드 사람들, 묘비 앞에 서 있는 관광객들의 표정도 진지하다.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시티센터에서 44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이니스케리 Enniskerry 도시에서 내려서 마을에 서 있는 안내도를 따라 도보로 약 25분 정도 이동하면 공원 정문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