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니아는 아니다. 상대가 커피 믹스를 권유하건, 좋은 원두로 손 흘림 한 커피를 선사하건, 비슷한 감사의 표현을 하며 마신다. 스위트한 커피를 선호하진 않는다. 술과 커피는 드라이하거나 신맛이 취향이다. 아무튼, 커피 성향이 까다롭진 않지만, 기분전환용 커피는 신중히 고민한다.
살아있는 더블린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밀가루 빵이 즐비한 곳에서 이에 상응하는 맛있는 커피가 필요했다. 나름대로 검색도 해보고, 주변의 추천도 받아보며, 더블린 정착 초기에 카페 투어를 다녔다. 유니크한 카페 위주로 찾다가 후에는 대중적인 커피의 맛까지 섭렵했다. 이 흥미는 정착 1달 만에 시들해졌다. 역시는 난 커피보다는 술을 애정하긴 하나보다.
커피 맛을 찾아 돌아다닌 게 초창기였다면, 그 이후에는 동선이 편하거나 안락한 카페를 선호했다. 평소 아일락 센터의 도서관을 들락날락하는데도, 항상 스치는 스타벅스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 자리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 만큼 자리의 회전율도 높고 산만해서 잘 찾지 않았는데, 특별한 인연으로 고정 고객이 되었다.
역시 사람이다. 더블린 스타벅스 중에 유일하게 한국인 스토어 매니저 Store Manager가 일하는 곳이 아일락 센터 지점이다. 아는 누나였고, 거기에 고용된 파트타임 스태프 몇 명도 한국인이었다. 그 스태프 중 1명도 아는 친구였고, 더블린에서 유일하게 한국말로 주문이 가능한 곳이기에 더 애정이 갔다. 가장 중요한 맛. 가끔 과유불급형으로 재료를 퍼준다. 조용히 업그레이드시켜줄 때도 있다. 물론 몰래. 한국형 정이 얹어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