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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술쟁이




왼손잡이는 불편하다. 대학 시절, 골프를 교양과목으로 들었는데, 그 당시 왼손 클럽이 1개밖에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교수님은 왼손잡이가 있으면, 손들라고 하길래 나 외에 3~4명이 의사표현을 하였다. 그중, 여학생에게 왼손 클럽이 돌아갔고, 난 기말 평가하는 날까지 오른손잡이용 클럽을 사용했다. 현재까지도 오른 방향을 바라보고 스윙한다.  


내가 어느 정도 구운 고기를 자를라 치면, 앞에 앉은 사람은 그 모습이 불안하고 어색하다며 집게와 가위를 가져간다. 미성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주도를 배울 때, 왼손으로 술을 따른다고 혼난 적도 비일비재였다. 할머니에게 밥숟가락으로 머리를 가격 당한 건 왼손잡이라면 누구나 당했을 법한 경험이다. 그래서 지금, 본의 아니게 양손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어릴 적, 할머니는 그랬다. 오른손이 아니라 '바른손'이라고...


좌측과 우측. 전체를 공평히 둘로 가져간다. 하지만 편견이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우측에 선이 서고, 악은 왼쪽을 차지한다. 골고다 언덕 위에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도둑들 중 회개한 도둑은 그리스도의 오른쪽에 있고, 왼편에는 그렇지 않은 도둑이 서 있다. 넌 왼손잡이라서 좌파냐는 소리까지 들어봤다. 지금은 뭐 마이너 그룹에 속한 게 자랑스럽다. 왼손잡이끼리 식당엘 가면 그렇게 편할 수 없다. 내가 술 빚는 일을 했을 때, 호모루덴스를 저을 때는 왼손을, 동정춘은 오른손을 주로 사용해 술을 저어줬다. 이유는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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