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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한국인 여행객이 많은 유럽의 여행지




각자의 여행 스타일은 다르다. 여행 중 의견 갈등을 사전 방지하려는 솔로 여행자, 함께 하는 여행에서 추억을 만들어 가려는 2인 이상의 소규모 여행자. 보통 혼자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 중 초보 여행자는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클 것이다. 특히 국내가 아닌 해외여행이라면 두려움의 지수가 더 높아, 모험보다는 안전을 택한다. 그래서 주위의 의견이나 경험들을 수집하여, 자신에게 최적화된 여행 코스를 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조차 귀찮다고 생각하여, 기존에 나와 있는 여행책자의 코스를 스캔해서 그대로 실행한다. 결국 본인의 여행 스타일은 상당 부분 타협한 채, 누구나 갔던 곳으로 여행이 정해지면서 한국인들은 비슷한 곳에서 만나게 된다.





영국 런던 ‘영국 박물관’

위의 이야기를 이어서 하자면, 모든 여행책자에서 인도하는 유럽 여행의 시작은 ‘영국’이다. 영국 중에서도 ‘런던’. 우리나라에서 런던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 노선이 있으며, 유럽여행에서 필수로 끊는 유로패스 등을 이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서쪽 끝에 자리 잡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섬나라이긴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터널이 있어서 이동하기도 편하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런던에 몰린다. 특히, 세계 3대 박물관에 빛나는 영국 박물관에는 한국인들로 북적인다. 특히, 여름 방학 시즌에는 용산의 국립박물관 마냥 단체로 한국어 지원 오디오 가이드 폰을 끼고 관람하는 한국인들이 많다. 입장료가 무료(후원금액이나 오디오 가이드 폰은 유료)이고, 작지만 한국관이 있기 때문에 특히 한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탈리아 피렌체 ‘더 몰 The Mall'

이탈리아는 쇼핑의 천국이다. 특히 피렌체는 쇼핑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핑 이외에 한국 여성들이 피렌체를 많이 찾는 이유는 영화 속 낭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함이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주 무대이자,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자는 두오모 성당이 피렌체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낭만을 하루 즐겼다면, 그다음 날은 쇼핑을 위해 투자하는 날이다. 더 몰 매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탈리아 최고의 브랜드 ‘프라다 Prada'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득템(?) 하기 위해서다. 피렌체 시내를 걷다 보면, 흰색 프라다 쇼핑백을 어깨에 걸친 한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스위스 인터라켄 ‘스카이 다이빙’

알프스 자락이 숨 쉬는 나라 스위스. 유럽 속 자연의 보고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나라다. 특히,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전의 장소이자, 3,000m가 넘는 산 정상에서 하늘을 나는 꿈을 실현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자신의 담력을 실험하려는 청년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익스트림 스포츠가 바로 ‘스카이 다이빙’이다. 특히,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하는 스카이 다이빙은 손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여행 상품이다. 한국의 대학생들도 남녀 할 것 없이 이곳에서 같은 목적으로 만난다.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되어 있기에, 조금은 두렵더라도 해냈다는 성취 계수가 높은 체험이기에 많이들 찾는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스카이 다이빙 안전요원들도 탑승자가 한국인이면 “하나, 둘, 셋!”하며 카운트다운을 외쳐준다.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 ‘체스키 크룸로프 성’

체코는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유럽의 나라이다. 프라하는 이미 입증된 도시이고, 지금은 프라하만큼이나 많이 여행하는 곳이 바로 체스키 크룸로프이다. 프라하에서 버스로 3시간 30분 정도면 다다르는데, 이 도시(아니 ‘마을’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는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마을 전체가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 이 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체스키 크룸로프 성 전망대인데, 이곳에 올라오면 마을을 배경으로 수려한 셀카 실력을 뽐내는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눈치를 보며, 서로를 찍어주겠다는 품앗이도 어렵지 않게 성사된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경기도 청평에는 ‘쁘띠 프랑스’란 곳이 있다. 이 곳에 가면 프랑스 파리를 조금이 나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프랑스 파리에 가서 오가는 한국인들과 마주하게 되면, 내가 ‘쁘띠 프랑스’에 온 건 아닌가 착각하게 된다. 파리는 명실상부한 유명 관광지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지만, 이 와중에도 한국인들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특히, 세계 최대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한국인들의 만남의 장소와도 같다. 런던의 영국박물관에서 느낀 그 어색함을 더러 경험한다.






이탈리아 로마 ‘진실의 입’

이탈리아 로마는 역사적 보물이 도시 전체에 물들어 있는 곳이다. 콜로세움부터 시작되는 유적지 관람은 사람의 혼을 빼놓는다. 그중에 ‘진실의 입 La Bocca della Verita’은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의 한쪽 벽면에 위치한 지름 1.5m의 작은 전시물이다. 원래는 하수도 뚜껑으로 사용되었다가, 중세 시대 때 사람들을 심문할 때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손이 잘려도 좋다고 서약하게 한 데서 ‘진실의 입’이란 명칭이 생겨났다. 이 특이한 역사 때문인지 ‘진실의 입’ 앞에는 함께 사진을 찍는 인파로 붐비는데, 유독 한국인들이 많다. 희한하게 로마에 오는 한국인 관광객에게 이 진실의 입은 트래비 분수만큼이나 꼭 가줘야(?) 하는 곳 중에 한 곳이다.






독일 퓌센 ‘노이슈반슈타인 성’

독일은 개인적으로 1달 정도 일정을 잡고 돌아볼 만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영토도 워낙 넓을 뿐만 아니라 각 도시마다의 특색들이 뚜렷하여, 어느 몇 곳을 고르기에 난감한 나라다. 요즘 들어 코리안 분데스리가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선수들의 소속팀이 있는 지역이 여행코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전적으로 독일에 가면, 뮌헨, 프랑크푸르트, 하노버, 뒤셀도르프, 쾰른, 라이프치히 등을 여행코스로 낙점한다. 그중 뮌헨과 함께 들르는 곳이 바로 퓌센이란 도시다. 뮌헨에서 버스로 2시간 정도 소요되며, 대부분 한나절 코스로 다녀온다. 퓌센을 오는 이유의 8할은 바로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보기 위함이다. 이 성은 디즈니랜드의 로고인 ‘판타지랜드 성’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계절마다 그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어서 성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은 1년 내내 끊이지 않는다. 성 안으로 들어가는 투어도 좋지만, 아슬아슬한 높이에 위치한 마리엔 다리에서 바라보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전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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