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CfE 생각도구 구름을 활용한 논술문 쓰기
2020년 3월 2일, 새학기는 시작되지 못했다.
개학은 2일에서 9일로, 다시 23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코로나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어서 4월로 개학을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었다.
개학이 한 달 이상 미뤄지면 학교 현장의 혼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수시 일정을 미루고 수능시험이 연기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었다.
(작년에 아들이 고3이었던 터라 수험생인 아들도 엄마도 당시 상황이 막막하기만 했다.)
나는 학생들과 함께 개학 추가 연기와 관련된 갈등 상황을 TOCfE 생각도구 구름(Cloud)으로 그려보았다.
(*구름(Cloud)은 개인/조직/사회의 딜레마, 의견불일치, 논쟁, 찬반 결정 문제와 같은 갈등상황을 다루는 도구이다. 양보나 타협이 아닌 양측의 니즈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윈윈해결책을 찾아 갈등을 해소하게 해준다.)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개학을 추가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요. 여러분은 개학을 추가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연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정상적으로 수업이 이뤄지려면 개학을 추가 연기하지 않아야 해요. 개학을 또 연기하면 방학도 짧아지고, 수험생들은 더 힘들어질 거예요." 수빈이가 말했다.
"그럼 무엇을 위해 개학을 추가 연기해야 한다고 하는 걸까요? 개학을 추가 연기하지 않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게 되는 거죠?"
학생들은 '정상적으로 수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개학을 추가 연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개학을 추가 연기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TOCfE 생각도구 가지(Branch)를 그려 '3월 23일에 개학을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결과를 상상해보기로 했다.
학생들은 3월 23일에 개학을 하면 많은 학생들이 코로나19에 감염이 되는 부정적인 결과가 오게 된다고 상상해주었다. 그래서 무엇을 위해서 개학을 추가 연기해야만 하는지, B(Need) 상자를 '코로나19 사태를 빨리 해결한다'로 채워주었다.
"코로나 19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면 우리는 어떤 상태가 되는 걸까요? 우리의 공통목표를 A상자에 적어보아요."
학생들은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한다'라는 공통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구름의 Need 상자를 채우고, 코로나19 사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학을 추가 연기 해야만 하는 이유와 정상적으로 수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개학을 추가 연기하지 않아야만 하는 이유도 알아보았다.
"여러분은 개학을 추가 연기해야만 한다는 측의 주장이 옳다고 이야기 해줬어요. 그럼 우리 측의 주장대로 개학을 추가 연기하면서 상대측이 필요로 하는 정상적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Need를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노랑색 상자에 적은 이유인 가정을 깨는 해결책을 찾아보세요."
학생들은 개학을 추가 연기하면서 정상적으로 수업이 이뤄지기 위한 방법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이 내용을 그대로 논술문으로 작성해보았다.
요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국의 학교들이 개학을 3월 23일로 연기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때문에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학을 추가 연기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려면 코로나19를 빨리 해결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학을 추가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측에서는 정상적인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면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코로나19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급식실이나 교실에서 단체생활을 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고
둘째, 마스크가 잘 관리 되지 못해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고
셋째, 한 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많은 학생에게 전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학을 추가 연기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개학을 추가 연기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개학을 추가 연기하면 방학이 짧아지고
둘째, 수능이 연기 돼서 학생들이 힘들어지고
셋째, 학생들이 수업 시간이 모자라서 수업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학을 연기하면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방법을 교육청에서 찾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빨리 코로나가 해결되고 친구들과 PC방에 가서 같이 게임을 하고 싶습니다.
개학 추가 연기를 둘러싼 갈등을 구름으로 표현하고, 구름에 적은 내용들을 문장화 하여 논술문을 작성해주었다. TOCfE 생각도구 구름을 활용하여 논술문의 얼개를 만들고 이를 문장화 하게 되면 논술문 쓰기가 아주 수월해진다.
개학은 4월로 추가 연기되었고, 방학은 짧아졌고, 수능과 학사 일정 또한 모두 연기되었다.
개학을 추가 연기하지 않아야만 한다고 했던 측의 필요인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기 위한 방법들은 잘 마련이 된 것일까?
아이의 바람처럼 코로나가 해결되고 친구들과 PC방에 가서 함께 게임을 하는 일상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