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온라인개학을 해야 할까? 등교개학을 해야 할까?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2020년 3월.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된 가운데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온라인 개학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개학 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며 '온라인 개학' 방안이 추진되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이긴 하지만 온라인 개학이 된다면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역량이나 스마트 기기 보유 여부에 따라 학습 편차가 생기고, 고3 수험생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학습 공백이 생겨 재수생에 비해 입시가 불리해질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나는 학생들과 함께 온라인 개학을 해야 할지 등교 개학을 해야 할지에 관한 갈등을 구름으로 그려보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 개학을 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어요. 여러분 중에 온라인 개학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수빈이와 정현이가 손을 들었다.
"수빈이와 정현이는 무엇을 위해 온라인 개학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나요? 등교 개학을 하면 어떤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등교 개학을 하면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 될 수 있어요.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이 되지 않게 하려면 온라인 개학을 해야 해요." 수빈이가 대답했다.
그리고 등교 개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서윤이와 민준이에게 물었다.
"그럼 서윤이와 민준이는 무엇을 위해 등교 개학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나요? 온라인 개학을 하면 무엇을 하기 어려운 걸까요?"
"온라인 수업은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이에요.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등교 개학을 해야만 해요." 민준이가 대답했다.
"그럼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지 않고 수업의 질을 높이면 학생들은 어떤 상태가 되는 걸까요? 공통 목표를 찾아봐요."
"두 가지 모두가 만족된다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요, 그럼 이 내용을 구름의 다섯 개의 상자 안에 적어봐요."
학생들은 구름의 다섯 개의 상자 안에 양측의 주장과 무엇을 위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필요(Need) 그리고 양측의 필요가 모두 만족된 상태인 공통 목표를 적었다.
"우리가 작성한 구름이 제대로 작성되었는지 읽어볼게요. 구름을 읽을 때는 왼쪽부터 읽고 '~하기 위해서는 ~해야만 한다'라고 읽어주세요. 같이 읽어볼게요. 시작!"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지 않게 해야만 하고,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개학을 해야만 한다.
한편,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수업의 질을 높여야만 하고,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등교 개학을 해야만 한다."
학생들은 작성된 구름을 읽어주었다.
"잘 읽어주었어요. 혹시 구름에 작성한 내용을 읽으면서 어색한 부분이 있었나요?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구름의 내용을 잘 작성해 준 거예요."
학생들에게 다시 질문했다.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개학을 해야만 한다고 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등교 개학을 하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빈이와 정현이는 그 이유를 함께 의논해서 구글 시트의 위쪽 (초록색) 왜냐하면 상자에 적어주세요."
"그리고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등교 개학을 해야만 한다고 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온라인 개학을 하면 수업의 질을 높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윤이와 민준이가 그 이유를 찾아 아래쪽 (노랑색) 왜냐하면 상자에 적어 주세요."
학생들은 자신들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러한 주장을 하는 이유(가정)를 찾아 구름에 적어주었다.
"우리 측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이유(가정)를 잘 찾아주었어요. 우리가 서로 주장이 달라 갈등하고 있는 건 우리의 주장만 내세우면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Need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우리측의 주장으로 상대측의 필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윈윈해결책만 찾을 수 있다면 우리의 갈등은 해소될 수 있을 거예요."
"먼저 수빈이와 정현이에게 질문해 볼게요. 온라인 개학을 하면 수업의 질을 높이기 어렵다고 했는데요, 진짜 그런가요? 항상 그런가요?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수빈이와 정현이는 이 방법을 찾아주세요. 그 방법을 찾을 때는 상대측이 작성한 노랑색 상자의 이유를 잘 살펴보고, C-D' 사이의 이유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가정을 깨는 해결책을 찾아주세요.
그리고 서윤이와 민준이는 우리 측의 주장인 등교 개학을 하면서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이 되지 않게 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주세요. 이 때도 마찬가지로 상대측이 초록색 상자에 적은 이유를 잘 살펴보고, B-D 사이의 이유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가정을 깨는 해결책을 찾아주세요.
이렇게 우리측의 주장으로 상대측의 필요(Need)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윈윈해결책만 잘 찾는다면 우리의 갈등은 해결될 수 있어요."
서윤이와 민준이는 보라색 상자에 윈윈 해결책을 찾아주었고, 수빈이와 정현이는 주황색 상자에 윈윈 해결책을 찾아주었다. 수빈와 정현이는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등교 개학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측의 필요인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1. 강의를 들을 때에는 비디오 화면을 켠다. 업로드 된 강의를 들을 때는 다 들은 후 퀴즈를 풀게 한다.
2. 원격 수업에 대한 방법을 설명해주는 영상을 만든다.
3. 정부에서 돈이 없어서 스마트 기기를 못사는 학생들에게 지원을 해준다.
라는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그리고 서윤이와 민준이는 등교 개학을 하면서 온라인 개학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측의 필요인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지 않게 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1. 등교할 때 반드시 체온 체크를 하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부모님께 연락한다. (1339, 보건소와 연락)
2. 학교 등교시 꼭 마스크를 쓰고 온다. (수업 시간에도 쓴다.)
3. 가림판을 두고 수업을 듣고, 점심은 도시락을 싸와서 교실에서 먹는다.
4.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수업을 한다.
5. 자리는 한 칸씩 떨어져서 앉는다.
라는 해결책을 찾아주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개학을 해야 할지 등교 개학을 해야 할지에 대한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술문을 작성해주었다.
TOCfE 생각도구 구름은 "모든 갈등은 해결될 수 있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윈윈해결책을 찾아가도록 도와준다.
갈등 상황에 대해 구름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이 무엇을 위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필요(Need)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공통 목표를 찾아보며 우리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갈등하는 존재가 아닌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우리는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갈등하는 것이고 목표가 없다면 갈등도 없을 것이다.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제시한 방법들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문제 해결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대립되는 나의 주장 뒤에 가려져 이러한 해결책들이 보이지 않는 것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