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애. 랑

까맣게 된  마음을 손톱으로 살짝 긁어보면

알록달록 여러 색이 나온다 추억이거나 혹은 아픔이거나

우리는 태초와 같은 진실을 나눴다

마음은 튼실한 갈비뼈 속 가슴에 있어서

함몰 직전의 포옹으로 느끼며 살았지만

정작 보여야 할 땐 상처를 내야 했다

울음 보다 서러운 침묵으로 당신이 떠날 때

손톱으로 마음을 긁고 있었다

여러 가지 색깔들은 결국 당신의 얼굴이었을 테지만

나는 손톱이 짧고 느린 사람이었다

마음을 가슴에 다시 넣는 덧칠의 시간

이제 당신은 없었던 사람

나는 아프지 않은 까만 마음을 가진 사람

다시 긁어도 당신 얼굴뿐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