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마켓
다른 유럽 도시들이 아름다운 건축으로 유명하다면, 베를린은 제한된 공간을 재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아기자기하고 예쁜 건물과 인테리어보다 베를린의 대부분 유명한 장소 들은 분위기가 독특하며, 예전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던 경우가 많다.
그 예로 공중 화장실을 개조해 버거 가게로 사용하는 Burgermeister (버거 마이스터)부터,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폐기된 기차역을 아름다운 현대 미술관으로 개조한 Hamburger Bahnhof Museum (함부르크 반호프 미술관)까지 사례가 참 다양하다. 특히 함부르크 반호프 미술관은 베를린에 들린 여행자라면 꼭 가봐야 할 만한 곳으로, 독창적인 현대 전시를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베를린에서는 유럽의 다른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마켓과 다른, 특이하고 이색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을 발견하기 쉽다. 얼마 전 Berlins Indoor Designweihnachtsmarkt(베를린 실내에서 열리는 디자인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 Kühlhaus(쿨하우스)는 대표적인 대안 공간 중 하나로 예술대학 학생들의 졸업전시, 아트페어, 크리스마스 마켓까지 다양하게 활용되는 공간이다. 총 3층에, 중간의 공간이 트여있어 한눈에 모든 전시를 볼 수 있는데, 2차 대전 전까지 사람들이 이 냉동 창고의 공간을 빌려서 음식을 저장해 두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 사용되지 않던 이곳은 대중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조되었다.
(사진은 내가 찍은 사진과 프로그래머 친구가 찍은 사진. 우리는 아티스트와 현실주의자의 차이라며 웃었다.)
지상 주차장을 개조한 루프탑 바로 알려진 Klunkerkranich (크렁커크라니이)에서도 베를린 지상에서 가장 높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
겨울 와인인 Glühwein(글뤼바인), Punsh(푼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음식이 즐비한 푸드 마켓과 옷, 액세서리, 실내 장식품도 팔고 디스코, 펑크, 일렉트로닉 음악 공연도 한다. 루프탑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베를린 전경을 내려다보면서 글뤼바인을 한 잔 할 수 있는 이색적인 곳이다. 중간중간에 몸을 녹일 수 있는 단열장치도 있다.
슈프레강 주변에 있는 목재 마켓에 아티스트와 뮤지션 등을 위한 대안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로 생긴 Holzmarkt(홀즈마크트)도 크리스마스를 맞아 Heissa Holzmarkt25(따뜻한 홀즈마크트 25) 마켓을 열었다. 슈프레 강 야경을 바라보며 즐기며 인공 해안 바에서 즐기는 크리스마스 마켓도 베를린의 독특한 풍경 중 하나이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홀즈마크트는 평소에는 독특하고 자연스러운 공간이다.
이외에도 임시적으로 공간을 임대해 열리는 여러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어 베를린은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에 지친 여행자들이 여전히 탐험할만한 곳으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