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와 개발자 이야기
얼마 전에 일본 드라마 "오전 3시의 무법지대"를 봤다.
사회 초년생인 디자이너 모모코는 디자인회사에서 파칭코 관련 POP 디자인을 주로 한다. 하고 싶었던 일은 일러스트레이터였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이곳에서 날마다 야근에 동료들 점심 심부름까지 일에 쫓기며 매일에 지쳐 살아간다.
디자이너인 나는 공감하는 점도 있었고, 공감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 일단은 한국과 일본, 중국은 일하는 환경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모든 직장이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한국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브랜딩 회사에 있었고, 내 친구는 홍콩에서 광고 회사에서 일했다. 프로젝트를 잘해서 따내야 하는 에이전시에 있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야근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의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야근이 많다고 생각한다.
일단 베를린에서는, 야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하루에 8시간 일하면 바로 집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점심시간 1시간을 쓰지 않고 일해서 딱 8시간 후에 집에 가는 사람도 여러 명 있다. 그리고 1주일에 한 번씩 홈오피스를 신청해 코워킹 카페나 집에서 일하기도 한다. (모든 회사가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내 홍콩 친구는 건축 회사에서 일하는데 강제성은 아니지만 야근할 때도 여러 번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러하다.
일에 대해서는 어떨까? 프로그래머에게 개발환경은 다르다고 하지만, 디자이너에게는 특히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Sketch로 대부분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Origami나 Principle로 액션을 만든다. 혹은 Invision 어플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넘기기도 한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한국에서는 신입일 경우에는 프로젝트의 보조적인 역할을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신입일 경우에도 사소한 프로젝트의 메인을 맡는다. 그러므로 어떤 일을 해도 책임감이 있고, 내 일로 느껴진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내가 만든 프로토타입을 Google Analytics로 분석해서 페이지 뷰가 얼마나 나오고 유저가 쉽게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도록 디자인이 되어있는지를 데이터로 분석해서 결정한다. Hotjar나 외부 툴을 사용할 경우에는 어떤 디자인 요소를 유저들이 집중해서 보는지, 시선 흐름이 어떻게 가는지까지도 알 수 있다.(히트맵 등)
Front-end Language로는 대부분 CSS, Java, Jquery를 쓰는데 CSS Sass, Less 등과 Wordpress Bootstrap까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좋을 듯하다. 여기는 대부분의 UI 디자이너들이 기본적인 코딩은 알고 있는 분위기이다. Back-end는 나의 분야가 아니므로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베를린은 스타트업이 많아서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데이터 분석가 들도 많이 필요로 하나 이 분야도 내가 자세한 정보가 없어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사실 Full-stack designer가 되기 위해서는 이 모든 지식이 필요하다.
베를린에서든, 서울에서든, 어디서 일하든 말이다.
나도 이 중간 어딘가에서, 항상 발버둥 치고 있지만,
크지 않은 회사에서 깊고 넓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며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