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천협회 윤범사 Jan 31. 2020

선다는 마음 없이 서시고

내가신장을 바르게 선다는 것

행하는 마음 없이 행하는 것은 숨 쉴 때나 하는 말이지, 다리부터 허리와 어깨까지 조여오는 자세를 마음 없이 서기란 쉬운 일이 아닐 테지만,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으면 자세가 한결 편안해집니다. '선다는 마음 없이 서시고'와 같은 맥락으로 '고통을 고통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려놓아라' (정확한 표현이 아님 주의) 고도 하시는데요, 내가신장을 서면서 다리든 어디든 강제로 힘이 들어가면 고통이 배가 되니 어딘가 부담을 주고 있다면 바르게 선 자세가 아니지요. 하지만 마음 없이 선다고 아무렇게나 서는 것은 아닙니다. 햇수를 거듭할수록 저 스스로도 바르다고 믿는 자세가 조금씩 바뀌니, 오래 수련하신 분들의 교정을 때때로 받는 것이 수련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앞서 고통이라고도 했고 배가 된다고도 했지만 수련을 오래 한 누구라도 내가신장을 서며 고통이 아주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은 서는 시간, 내가신장의 다양한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방에서 홀로 서면 허벅지부터 금세 고통이 오고 바로 샤샤샥 두 발을 모으게 되는 경우가 잦지요. 내가신장은 어떻게 서도 각각의 효과가 있어서 바른 자세로 짧은 고통과 함께 마무리하는 것도, 고통을 내려놓으면 느껴지는 그다음 단계에서도, 호흡에 집중하며 괄약근 운동을 병행할 때나 손끝에서 두 팔을 건너 몸통을 타고 도는 기운을 느낄 때도 모두 나름의 고유한 맛이 있습니다. 바른 자세는 이런 효과를 효율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지름길이고, (바르게) 오래 서는 것만이 오직 한 가지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과 글에 집착 말고 몸으로만 수련하라'는 전언을 남기신 대양사부님이 보시기에 어떨지 모르겠지만, 기천 수련을 하며 느끼는 바를 남기는 것이 (제게만이라도)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적어봅니다. 다음에는 어떤 것이 영감으로 떠올라 쓰게 될지 스스로 기대가 되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계절에 한 번만 해도 좋은 수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