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천협회 윤범사 Feb 01. 2020

두 몸짓에는 공통점이 있다

살사와 기천

베이직 스텝으로 시작해서 패턴을 배우고 패턴을 조합해서 소셜과 공연을 하는 살사는 기천과 닮았다. 보법과 단수, 칠보절권은 살사의 스텝, 패턴과 같고 단수들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연결식은 패턴과 패턴을 잇는 살사 공연을 연상시킨다. 상대를 염두에 두고 하는 몸짓이라는 점도 같은데, 다만 합이 중요한 살사와 달리 상대를 무너뜨리는 지향점은 수련방식의 차이를 초래한다. 살사는 동숙이와 추는 것이 어색하고 기천은 나무를 상대하는 것이 익숙하달까. 살사는 파트너와 연습해야 춤이 되는데 기천은 사람을 상대하면 싸우게 된다.


라틴음악의 한 박자에 스텝 하나를 놓는 살사는 음악에 맞춰 몇 가지 패턴으로 파트너의 표정을 읽으며 춤을 추는 것이 즐겁다면, 기천은 가상의 파트너로도 충분히 즐겁다. 선인들로부터 전해진 여러 연결식이 기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베이직 스텝으로 패턴과 패턴 사이를 메울 수 있는 살사와 달리 기천은 단수와 단수를 바로 잇는 몸짓의 묘미가 있다. 사람을 상대할 때 세 가지 수를 앞서 보아야 한다는 말씀이 있는데, 기천의 연결식은 다양한 단수들을 꿰는 Best practice여서 보배롭다.


인간의 몸짓이 이렇게 쓰일 수도 있구나, 단수와 단수의 쓰리 콤보가 무의식 중에서도 나올 수 있게 거듭 반복 수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기천은 왜 대련을 보기가 힘든가요'에 대한 한 가지 변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다는 마음 없이 서시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