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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천협회 윤범사 Mar 22. 2019

드라켄스버그 #1

드라켄스버그의 관문, 골든게이트

드라켄스버그.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그곳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오고 있다. 용산의 거성에 있다는 부시맨의 동굴벽화를 보기 위해 말을 타고 4x4를 탔다던가, 남아공에서 보기 힘든 예쁜 마을에는 브래드피트가 묵고 간 숙소가 있다더라 하는, 남아공에 있는 동안 꼭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드는 갖가지 유혹이 남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었다.  


가자, 드라켄스버그로

지도를 통해 클라렌스 및 골든게이트, 로얄나탈 및 버그빌, 커씨드럴 피크 및 자이언트캐슬을 각 하루씩 보고 클라렌스로 돌아와 이튿날 요하네스버그로 복귀하는 3박 4일의 일정을 계획하였다. 겨울철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데 비해 여름철에는 예상하지 못한 비가 주로 늦은 오후에 내리므로 일정은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첫 숙소로 잡은 클라렌스를 GPS로 찍으니 구글맵으로 계획했던 경로와 동일하게 베들레헴을 지나가게 되었다. N3 고속도로의 해리스미스를 경유하는 루트보다 노면의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12시 전에 클라렌스에 도착하여 점심을 해결하고 신속하게 골든게이트로 이동할 수 있었다. 골든게이트의 주요 볼거리가 클라렌스에서 매우 가까워서 충분히 시간을 갖고 감상하기에 좋았다.  


드라켄스버그의 관문

숙소에 짐을 풀고 골든게이트까지 10여 킬로를 이동하니 점심 직후였는데도 비구름이 모이고 있었다. 그러나 골든게이트를 둘러보는 동안 다행히 비가 간헐적으로만 내려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장대한 바위 사이로 2차선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길이 나 있어 이름과 같이 드라켄스버그로 가는 관문처럼 느껴졌다. 길이 드라켄스버그의 북부로 이어지는 동안 정상이 비교적 높지 않고 다양한 방향에서 골든게이트를 감상할 수 있게끔 우회도로가 여러 번 나타나 천천히 이동하며 둘러보았다.


초지가 많아 소에게 천국
비 내린 후 수량이 많아지고 흙빛
오랜 침식으로 흙은 쓸려가고 단단한 바위만 덩그러니
요새의 방벽처럼 겹겹이 일어선 바위
저 멀리 피라미드처럼 생긴 뾰죡산
멀리 보이는 드라켄스버그
얼굴 바위 정면
버섯 바위
작은 댐도 경이롭다
측면으로 보이는 아까 그 뾰죡산
붉은색 버섯 바위, 석양이 잘 어울릴 듯한
얼굴 바위 측면, 바이오맨 가면 같은
공원 중간에 위치한 캠프장 입구
내가 바로 골든게이트다
나도 그렇다


골든게이트의 감동

사진을 찍으면서 항상 실물보다 못한 감동을 주는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칼럼을 쓰기 위해 사진을 다시 보니 색감이 나름 괜찮다. 다녀온 지 몇 시간 안되었는데 벌써 잊었나 보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대조해보며 분명 실물이 훨씬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감동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나는 이후에 본 레알 드라켄스버그의 감동에 묻힌 것일 테고 다른 하나는 감동을 담는 마음이 건조해서 벌써 마른 탓일 것이다. 사랑하는 당신이 같이 했으면 얼마나 감동하며 좋아했을까. 좋은 곳마다 같은 생각이 계속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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