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작은 상상
푹푹 찌는 여름 막바지. 시원한 곳을 찾아 마트나 쇼핑몰을 찾았다가, ‘ㅇㅇ 이상 구매 시 집까지 무료배송’이라는 문구에 예정에 없던 소비를 할 때가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 내 주머니 사정도 그렇지만 이 무더위에 애써 짐을 날라준 기사분들의 형편은 어떠한가도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는 소위 ‘택배기사’라는 직업군에 속한 신체 건강한 20대부터 40대에 이르는 청년층으로 최근 과도한 노동시간과 비교적 박한 임금 등 애로사항이 회자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캐나다에서는 우리와 조금 다른 형편의 사람들로 구성된 택배서비스 제공 회사가 있습니다. 1987년에 토론토에 설립된 어웨이 익스프레스(A-Way Express Courier)입니다. 어웨이 익스프레스 설립자인 메러디스(Meredith Cochrane)는 정신질환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직원으로 고용하여 경영하고 있습니다.
어웨이익스프레스는 정신 질환자들의 다수가 사회적 편견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창립자인 매러디스의 과거 우울증 병력에 기인합니다. 창업자 자신의 정신질환 경험으로 정신질환자의 미취업 문제를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했고, 사회적기업이 강력하고 구체적인 사업모델만 가지고 있다면 지속 가능한 경영이 가능하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취약계층의 고용을 목표로 하는 고용사회적기업이기에 고용 직원 수와 취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한 취업 참가자 수 등을 근거로 사회적 가치도 측정하고, 정신질환자인 직원들의 병원 방문 빈도수까지 기록하는 세심함까지 발휘합니다. 매년 어웨이익스프레스에 등록된 직원들 모두를 행사에 초대하여 소속감을 되살려 줍니다. 이직한 직원은 물론 휴직한 직원들까지 모두 챙기면서 말입니다.
어웨이익스프레의 최근 연간 보고서를 보면 2016년 매출액은 1,066,090달러에 이르는데, 순수 사업인 택배사업만으로 133,135달러를 벌었습니다. 택배사업은 직원들이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제공되며, 고객은 온라인이나 전화로 주문하는 구조입니다. 택배원들이 주문을 접수하고 배달을 할 때에는 배달 주소지와 가장 가까이 있는 순으로 배정이 되고, 기본요금은 최소 7달러에서 최고 22달러입니다. 이와 같이 어웨이익스프레스는 여타 사회적기업과 달리 빠르게 변화한 산업환경에 수요를 반영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추기 위하여 광역 토론토 지역으로 배달 범위를 확대했고, 토론토 엔터프라이즈 펀드(Toronto Enterprise Fund)로부터 자금조달을 받아 하이브리드 차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운전면허가 있는 새로운 직원을 고용할 수 있어 일자리 제공 기회를 한층 확대하였습니다.
창업자인 메러디스는 한 인터뷰에서 어웨이 익스프레스의 대표를 맡기 전에 영국과 캐나다에서 환경과 교육, 그리고 캠페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경력들을 바탕으로 어웨이 익스프레스의 사업모델을 강화해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메러디스가 어웨이 익스프레스에 오기 전에 회사는 여타 사회적기업과 비슷하게 사회적 영향에 비중을 더 두었기 때문에 경제적 성과가 부족했었습니다. 우편으로만 주문서를 제출하거나 대부분의 직원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무전기로 소통을 하는 등 낙후된 근로환경도 미진했던 경영성과에 한 몫 했었습니다. 그래서 메러디스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시스템, 스마트폰, 인터넷 상의 홈페이지 등을 도입하여 기업 내 근무환경 등을 개선해 나가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입니다. 덕분에 직원들도 최신 기술을 배울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대부분의 경제적 성과는 자금 지원에서 나옵니다. 설립한 1987년부터 온타리오 주 보건복지부의 장기적인 지원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운영 자금의 80%는 정부 및 타 기관들로부터 확보하고, 대략 20% 정도가 순수한 경영활동에 기인한 수익입니다. 이 외에도 사회적 프로그램을 통한 모금 행사를 주최하면서 자금을 확보합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활용하여 보다 넓은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진행 중인 프로그램들을 한층 더 세분화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간 이루어 왔던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에 더하여 환경적 가치도 확보해 균형을 맞춘다고 합니다. 어웨이 익스프레스의 홍보자료에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0’으로 만드는 택배 서비스라는 문구도 있습니다. 탄소발자국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합니다. 지속 가능한 혁신과 협동으로 미래를 모색하는 이들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자료 및 이미지 출처:
어웨이 익스프레스(A-way Express Courier)사 공식 홈페이지: https://www.awayexpress.ca/
By 에디터 “meanDEW” - 냉철한 머리에서 지혜로운 마음으로, 뜨거운 마음에서 따뜻한 영혼으로 인생관이 바뀐 꼬꼬마 학생입니다. 보다 더 나은 삶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