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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GAKBO Sep 28. 2018

설탕중독 극복을 위한 해답, 버섯에서 찾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상상

전 세계에 ‘설탕 주의보’가 내리고 있다. 과도한 당 섭취가 심부전·당뇨·지방간·대사장애·비만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세계 보건기구(WHO)는 세계 각국에 설탕세 도입을 공식적으로 권고했고, 각종 미디어에서도 설탕의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그럼에도 당 섭취량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일일 평균당류 섭취량은 61.4g으로, 세계 보건기구 권장 섭취량(50g)을 훌쩍 뛰어넘는다. 식품가공기업은 저렴한 값에 쓴 맛을 감출 수 있는 설탕 사용을 고수하고, 단 맛에 길들여져 ‘설탕 중독’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 또한 쉽게 입맛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 그렇다고 먹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반짝이는 노력도 있으니.


'설탕 중독'에서 자유롭지 못한 소비자들


마이코 테크놀로지, 설탕중독 사회에 도전하다


미국 콜로라도의 스타트업 마이코 테크놀로지(Myco Technology) 사는 커피, 시리얼, 초콜릿 등 각종 식품에 사용될 수 있는, 쓴 맛을 가려주는 버섯 추출물을 개발하는 회사다. 설탕을 대체하기 위한 감미료 개발은 이전부터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한 번쯤 들어보았을 아스파탐이나 스테비아 등이 대표적인 사례. 그러나 아스파탐은 인공감미료로서 그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었고, 스테비아는 천연감미료로 주목받았으나 끝 맛이 쓰다는 치명적인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버섯을 이용한 천연 쓴맛 차단제를 개발하여 등장한 것이 마이코 테크놀로지다. 마이코 테크놀로지는 2013년 30여 년 간 버섯에 대해 연구한 브룩스 켈리 박사(Dr. Brooks Kelly)를 중심으로 하여 설립, 현재까지도 “자연을 통해 더 나은 자연을 만든다(Improving nature with nature)”라는 슬로건 아래 활발히 활동 중이다.


'자연을 통해 더 나은 자연을 만든다'는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 ⓒ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 공식 페이스북


버섯 추출물로 쓴 맛을 차단


쓴 맛을 차단하는 버섯 성분은 버섯 뿌리의 실처럼 생긴 가닥인 균사체에서 추출된다. 균사체는 건조, 분쇄되어 무미, 무향의 가루가 되어 음식에 첨가되는데, 이는 혀가 쓴 맛을 감지하여 뇌에 보내는 신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버섯 추출물은 그 자체로 각종 식품에 첨가되어 쓴 맛을 없애 설탕의 필요성을 줄이거나, 천연감미료인 스테비아와 함께 사용되어 스테비아의 쓴 뒷 맛을 감추는 식으로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다. 블루 패서픽 플레이버(Blue Pacific Flavors)사의 CEO인 도널드 윌크스(Donald Wilkes)는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의 버섯 추출물을 두고 "천연인 데다, 유기농이고, 유전자 조작으로부터 자유로운 식품가공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쓴 맛 차단 성분은 버섯의 균사체에서 추출된다


협력관계 구축으로 새로운 식품가공 플랫폼 꿈꿔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는 스스로를 '음식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적인 식품 가공 플랫폼을 개발하는 식품 기술 회사'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은 버섯 추출물에 대해 FDA의 승인을 받은 후 스테비아 제작사인 쥐 엘지 라이프 테크(GLG Life Tech)사, 밀가루 생산사인 아덴트밀스(Ardent Mills)사, 그 외 요구르트 회사를 비롯한 여러 회사와 협력하여 설탕 없는 식품가공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외에도 버섯 초콜릿 바 등 자체 브랜드 간식을 판매하여 그들이 쓴 맛 차단 버섯 추출물을 홍보하기도 하는 등 다방면으로 설탕을 몰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의 클리어 테이스트(clear taste) 제품 홍보사진 ⓒ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 공식 페이스북


완전한 쓴 맛 차단으로 여는 설탕 없는 사회


이러한 비전을 인정받아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는 현재는 1천만 달러에 가까운 벤처 캐피털 투자를 받으면서 연구 진행 중이며, 5천만 달러의 추가 투자가 예정되어있는 상태. 현재의 주된 목표는 쓴 맛의 완전한 정복이다. 쓴 맛은 쓴 맛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만 25가지가 있을 정도로 그 구성이 복잡하기 때문에, 설탕을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의 입장. WHO의 경고나 매스컴의 주목에도 불구하고, 당장 마트에 진열된 가공식품들을 뒤져보아도 그중 설탕 없는 것을 찾기가 힘든 깝깝한 현실.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의 느리지만 건강한 한 걸음을 응원해본다.


자료 및 이미지 출처 :

마이코 테크놀로지 사 공식 홈페이지(http://mycotechcorp.com/)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MycoTechnology)



By 에디터 “하니” – 글과 그림, 영상으로 구성된 컨텐츠를 좋아한다. 재미라는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꿈이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까마득한 초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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