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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GAKBO Oct 24. 2018

음식물 쓰레기 아닌 소중한 한 끼로, 유메(YUME)

세상을 바꾸는 작은 상상

어제의 식사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는가?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왔는지도 기억하는가? 이제는 메뉴만큼 음식물 쓰레기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가 왔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음식물 쓰레기 양이 계속해서 늘어 2030년이면 1초에 66톤씩, 1년에는 무려 21억 톤이 나올 전망이다. 현재는 매년 16억 톤의 음식물이 매립지에 버려지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식량 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세계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8억 명의 인구가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사실과 대조적이다. 한 곳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감당치 못할 속도로 불어나고, 다른 한 곳에서는 배를 주리는 이들이 가득하다.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사회적 기업, 호주의 유메(Yume) 사를 소개해본다.


유메 사의 로고 ⓒ 유메 사 공식 페이스북


잉여 식품 판매를 통해 '쓰레기 없는 세상'으로


2014년, 식품 구조 전문가 케이티 바필드(Katy Barfield)는 식품 산업에서 발생되는 막대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목도했다. 그리고 설립한 기업 유메 사는 온라인 시장을 통해 식품 공급업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준다. 잉여 식품이 음식물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재분배를 촉진한다. 유메 사의 목표는 잉여 식품의 판매와 기부를 통해 '쓰레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단지 음식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먹지 않을 음식을 생산하는 데에 전 세계 물 사용량의 1/4가 낭비되며, 그렇게 만들어진 잉여 음식들은 매립지에 버려져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2050년에는 인구가 97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의 식량 시스템이 모든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가 절실하다.


잉여 식품 판매를 통해 '쓰레기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유메 사 ⓒ 유메 사 공식 페이스북


식품 판매 플랫폼, 할인 판매부터 기부까지


유메 사의 솔루션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식품 공급업자들은 종종 주문 취소, 주문 오류, 창고 공간 부족, 수요 예측 실패 등으로 인해 수 톤의 잉여 음식이 생긴다. 막대한 양의 음식들을 재판매할 시간과 거래처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유메 사는 이들에게 판매 플랫폼을 제공하여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돕는다. 구매자들은 올라온 상품들을 종류와 가격, 유통기한과 수량 등에 따라 분류해 조회할 수 있으며, 새로운 음식 알림까지 받아볼 수 있다. 모든 상품은 도매가보다 최소 20% 낮은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거래는 꽤 원활하다. 상품이 음식이니만큼 빠른 배송 또한 중요한지라, 유메 사는 판매자와 구매자 양쪽 모두에게 편리한 시간에 배송이 이루어지도록 조율한다. 유통기한이 임박할 때까지 팔리지 않은 음식은 네트워크에 등록된 기관에 기부되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소중한 한 끼가 된다.


유메 사의 실제 판매 홈페이지 ⓒ 유메 사 공식 페이스북



식품회사도 소비자도 반기는 획기적 재분배


이렇듯 유메 사의 플랫폼은 판매자는 폐기할 뻔한 식품들을 판매하여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고, 구매자는 저렴한 가격에 식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판매되지 않은 음식은 음식물 쓰레기가 되는 대신 지역사회의 배고픈 이들에게 전달되는 획기적인 프로세스다. 프로세스 내의 관련 업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식품 공급회사인 웨스턴 플레인스 포크(Western Plains Pork) 사는 "유메 사를 통해 아직 손대지 못했던 시장에 잉여 음식을 판매할 수 있었으며, 재고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라고 평하며 "우리는 잉여 식품이 있을 때 항상 유메 사에 기댄다."라고 밝혔다. 소비자 반응 또한 좋아 유메 사는 올해 7월까지 150만 달러 어치의 식품을 사회로 재분배했다. 이는 환경적으로 600톤의 이산화탄소를 방지하고 2070만 리터의 물을 절약한 것과 같은 정도의 성취라고 한다.


호주의 지속 가능성 시상식 3개 분야에서 동시 수상한 유메 사 ⓒ 유메 사 공식 페이스북


경제, 환경, 사회적 공로를 인정받다


유메 사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8년 호주의 지속 가능성 시상식(Premier’s Sustainability Awards)에서 대상(Premier’s Recognition Award) 및 혁신적인 상품 분야, 중소기업 분야의 2개 분야에서 동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사업 확장기에 들어선 유메 사의 장래성을 주목하는 이들도 많다. 빈센트 페어팩스 가족 재단(Vincent Fairfax Family Foundation), 마이어 재단(Myer Foundation) 등 고수익 투자들에게서 260만 달러의 추가 펀딩을 확보했다. 유메 사는 현재 호주의 빅토리아 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조만간 뉴 사우스 웨일스와 퀸즈랜드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자원은 줄고, 인구는 늘어나는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는 폭증 중인 모순투성이 세상, 이대로 괜찮을 리가 없다. '쓰레기 없는 세상'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유메 사의 성장을 응원해본다.



자료 및 이미지 출처:

유메 사 공식 홈페이지(https://yumefood.com.au/)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yumefoodaustralia/)



By 에디터 “하니” – 글과 그림, 영상으로 구성된 컨텐츠를 좋아한다. 재미라는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꿈이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까마득한 초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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