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어린 친구와 함께 삼겹살집에서
"다른 남자 말고 너 너 너~"
2025년도의 어느 날 한 대학가의 삼겹살집에서 고기를 굽는 소리 너머로 익숙한 노래가 들렸다.
함께 있었던 나이 어린 친구에게 "너 이 노래 알아?"라고 물더니 "에이, 알죠. 그래도 우리 동년배라고요."
"몇 살 땐데?"
"음 초등학교 고학년인가 중학생인가?"
"난 대학교 땐데, 넌 사춘기 때 이런 노랠 들은 거구나 신기하다"
이런 대화를 주고받으며 아르바이트생이 고기를 너무 설익게 굽는 건 아닌지 쳐다보고 있었다.
"옛날 노래도 많이 나오고 정말 옛날 같아요"
"그러게 말이야. 난 정말 신기한 게, 대학가에서 옛날 노래까지 나오니깐 옛날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야. 여기 친구들은 이 노랠 알고 들을까?"
"딱 저만큼 알고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거 알아? 난 솔직히 이렇게 익숙한 노랠 들으면 좋으면서도 기분이 좀 그래"
"왜요?"
"조금 꼰대 같은 단어를 사용하자면, '나 때는' 우리들이 듣는 노래들이 나왔거든, 빅뱅, 소녀시대 등등."
"그때가 아이돌 황금기기는 하네요"
"요즘도 지디가 다시 유행하는 걸 보면 그때가 황금기로 볼 수도 있는데, 나는 그것과 별개로 소비력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복잡한 이야기를 꺼냈고, 함께 있는 어린 친구는 어색함 없이 다 익은 고기를 먹으며 "그게 무슨 말인데요?"라고 받아주었다.
"우리 때는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풍족해서 돈을 잘 쓰니깐, 식당에서는 우리를 끌어모으기 위해서 우리 시대 노래를 틀었고, 요즘은 대학생 수도 줄어들었는 데다가 20대 후반부터 위로가 20대 초반들보다 돈을 더 많이 쓰니깐, 식당에서 우리를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서 우리 시대 노래를 계속 트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이어서 계속 말했다.
"물론 이게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뭔가 주류에서 20대 초반 친구들이 밀려버린 것 같은 기분에 아쉽고 어색해. 아 일단 이건 다 뇌피셜이긴 해."
"그런데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한번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렇게 까지 이야기를 잘 받아주는 착한 젊은 친구였기에, 된장찌개까지 더 시키고, 부지런히 밥을 먹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아무리 원하고 애원해도~"노래가 나왔다.
시스타 노랜 건 알겠는데 제목이 뭔지 기억이 나지 않아 휴대폰에 검색을 해보려고 하다가, 그냥 귀찮아서 마음을 접었다. 그리고 이어서 들어간 오락실 입구에서 나의 대학시절을 상기시키는, 어린 친구는 뭔지 모르는 노래가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