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가 무엇인가?
모든 손과 마음을 얼어붙게 만든 하나의 귓속말이 있었습니다.
가슴 깊은 곳 어딘가에서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였고, 머릿속을 맴도는 소리였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갑자기 제가 끄적이는 글에, 살아가는 일상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낙엽 떨어지듯 내려앉았고, 그 포근한 착륙에, 놀람도, 어색함도 그리고 경계도 없이 저는 당연히 그 말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중단하기를 통해서 말입니다.
끄적이는 글에 대고 '이게 무슨 의미이지?'라는 생각을 떠올렸고, 글 쓰기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하고 고민하기 역시 같은 수순을 밟았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들도 말입니다.
중단했지만, 정말 어떤 변화도 없었습니다. 누가 걸어가지 않아도 녹색과 붉은색을 반복하는 신호등처럼요. 의미 없는 행동으로부터 자유를 전해준 한마디 마법 같은 문장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의 물결 역시 시간의 힘을 거스를 수 없었고 점차 힘을 잃어갔습니다. 그리고 딱 그만큼 마음 한 구석에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뭔가 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 언제부턴가 무언가를 하지 않고 지내는 느낌이 빈자리를 차곡차곡 메웠습니다.
빈자리를 메웠지만, 빈자리의 느낌은 더욱 강렬해졌습니다. 무언가 그 빈자리를 채우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정말 무언지 모를 노릇이었습니다.
허기진 시간이 반복되고 손이 떨리던 그 순간, 우연찮게 끄적이게 된 글이, 그 의미 없음이, 맛있었습니다. 의미 없음이 의미가 있다는 모순을 받아들일 수 없어 저기 구석으로 밀쳐두려 했으나, 어느덧 저는 다시 그 구석으로 들어가 장난감을 헤집는 아이처럼 팬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적은 문장이 그 모순을 부드럽게 먹기 좋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를 물을 때, 의미란 무엇인지도 함께 물어야 한다"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고, 의미 없음을 두 손으로 건네받았던 어제의 착실함을 도닥여봅니다. 그리고 이제는 물어봅니다. 이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