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마주 앉아 나를 본다.

by 조각 모음

"안녕하세요. 조각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퍼즐이에요."

두 남녀 사이에 어색함과 진동벨이 놓여있다.

'얼죽아'인지, 날씨가 좋으니 춥니, 어떻게 왔는지 등과 같은 시답잖은 소리들이 전주가 되어 클라이맥스를 모르는 연주를 시작한다.


시답잖은 아이스 브레이킹을 받아주는 모습을 보면, 명곡은 아니라도 불편하지 않은 노래일 것 같다 정도의 느낌은 생기기 마련이다.


무난하게 전주가 지나 커피도 한두 모금을 마신 시점, 훅을 향해 간다.


지금도 잘 모르지만, 더 모를 때는, 훅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몰라서 계속 전주와 비슷한 느낌만 연주하다가 차분한 명상조의 '뉴에이지'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상대가 'K-POP'을 기대하고 나왔다면 낭패고, '뉴에이지'를 좋아한다면 잭팟이다. 물론 실수로 '뉴에이지'를 틀어버린 스스로가 '뉴에이지'를 좋아하는 상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아이러니도 발생한다.


물론 이런 실수는 나만 하는 게 아니다. 상대도 갑자기 '뉴스데스크 오프닝'을 연주하기도 한다. 정말 고민을 토로할 곳이 없었던 걸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그만큼 할 말이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사람이 보기엔 내가 뉴스데스크에 가장 잘 어울려 보였던 건지도 모른다.


차분한 분위기에 갑자기 'EDM'을 틀지 않은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어쩌다 틀어버린 'EDM'에 쿵짝이 맞아 자신의 반쪽을 찾았다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힘을 잃는다.


이처럼 사람들과의 마주침은, 서로 다른 악보를 교차시켜 하모니를 만드는 일인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작곡의 아버지'들은 사람들과 잘 어울렸을까?


우당탕탕거리며 자신이 편안해하는 리듬이 무엇인지, 나의 연주 실력은 어디까지 인지, 난 못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은 무엇인지, 좋은 청중이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등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결국 마주 앉은 건 타인이지만, 마주 보는 건 자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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