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는 가득 차있다

by 조각들

커다란 것을 움켜쥐려

잔뜩 힘을 줬더니

손틈 사이로 빠져나갔다


때가 차지 않은 꽃송이처럼

수줍게 오므렸더니

조금씩 채워졌다


너는 물이었다

물들이었다


빈자리는 가득 차있다


제멋대로들 자리잡은

흔들리는 꽃들의 향이

눈가에 닿는다


그 향내를 모사하자 했던

어떤 인간의 욕망과

연구로 노동했던

화학자를 찬양한다

꿈을 이루지 못한 것에는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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