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천천히 말하기

여유있는 사람이 되어보기


앞으로 나는 천천히 말 할 것이다.

사실 나는 그 동안 말이 참 빨랐다.

점점 공부를 더 하고, 머리가 커지면 커질 수록

아는 것이 많아졌고, 채워지는 것들이 많았다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들을 빠르게 이야기해서

많이 많이 전달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것도 나의 인정욕구일런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와 노하우를 알려주어서,

사람들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

칭찬과 사랑을 받는 것.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을까? 생각해봤다.

나는 사실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주고 싶다.

어떻게 보면 이 생각은

내가 많이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곧 충분하게 사랑을 받고 있다기 보다는,

조금 아쉬운 구석들이 있어서였을지도 모른다.

혼자 있는 시간들이 많았던 나는

늘상 외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에게 많은 걸 나눠주는 사람이,

결국 이로운 사람처럼 되어 사랑받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줄게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돈이 많았다면

선물이나 밥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사줬을 것 같다

그런데 그런게 아니니까

줄 수 있는 것은 어떤 지식이나 정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점점 어느 순간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강의할 때 ㅇㅅㅇ...

나의 말 속도는 거의 아웃사이더 수준이었다.

- 아웃사이더 노래 가사 외톨이 중 -

아무도 모르게 다가온 이별에 대면했을 때

또 다시 혼자가 되는게 두려워 외면했었네

꿈에도 그리던 지나간 시간이 다시금 내게로

되돌아오기를 바라며 간절한 맘으로 밤마다 기도했었네

시위를 당기고 내 손을 떠나간 추억의 화살이

머나먼 과녁을 향해서 한없이 빠르게 날아가

내게로 돌아와 달라고 내 손을 붙잡아 달라고

부르고 불러도 한없이 소리쳐 대봐도

아무런 대답이 없는 널

내 기억 속에서 너라는 사람의

존재를 완전히 지우려 끝없이 몸부림쳐 봐도

매일밤 꿈에서 그대가 나타나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걸

나 어떡하라고 다 끄떡없다고

거짓말 하라고 더는 못 참겠다고

나도 아플 땐 아프다고 슬플땐 슬프다고

얼어 붙은 심장이 자꾸만 내게로 고자질해

정말로 끝이라고 정말로 괜찮다고

꾹 참고 참았던 눈물이 자꾸만 내게로 쏟아지네

- 아웃사이더 노래 외톨이 가사 끝 -

내가 말이 정말 얼마나 빠르면 ㅋㅋ

아웃사이더 노래 가사를 따라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어서 리듬에 맞춰서 따라해봤는데

금방 곧잘 하는 거다

웃을 일이 아니었다;;

말을 빠르게 해서

나와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약간은 stressful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말을 천천히 하기로 했다

나의 교감신경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ㅎ

-학습백과 zum에서 말초 신경계에 대해 검색해봤다 -

부교감 신경의 활성화: 평상시 상태에서는 부교감 신경이 작용하여 심장 박동 속도와 호흡 운동 속도가 느려진다. 또, 혈압이 낮아지며 소화 작용은 촉진된다.

부교감 신경은 신체를 이완시키고 영양적으로 기능할 준비를 시켜 주고, 교감 신경은 내장 기관의 활동을 억제하고 근육 쪽으로 혈액을 많이 보내게 한다.

- 검색 결과 끝 -

명의는 말을 느리게 한다고 한다.

아무리 위급한 환자가 왔다고 하더라도...

의사가 말이 빠르면, 그 팀 모두가 마음이 급해져

실수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것인지

천천히 말을 한다고 한다.

나 역시 말이 빠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

공황이 오지 않았는가 ㅇㅅㅇ

말을 천천히 하고,

스스로도 편안해지고,

신뢰감도 얻고,

자율신경도 무너뜨리지 않고,

사람들에게도 안전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고 싶다

강사이다 보니, 무언가를 전달하는 전달자이다 보니

끊임없이 뭔가 전달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을 주로 지식과 정보로 택했던 것 같다

한 번은 학습자님이 나의 영상들을 보면서

"혹시 정보를 전달해야한다는 강박이 있는 건 아니세요?"

라고 물어봐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실제로 내 영상들을 보니,

내가 즐거워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영상이라기 보다는

정말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것에

마음도 말도 급해보였기 때문이다

전달을 한다면 이제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한 마음, 안전한 사람이라는 믿음, 지지, 위로, 미소 등을 전달하는

사람이자 강사이자 크리에이터이자 작가가 되고 싶다.

앞으로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정말 말을 조금은 더 천천히 해봐야지 하는

다짐을 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잠 잘 자는 방법, 수면 루틴 만들기 꿀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