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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심히

하마터면 열심히 살지 않을 뻔 했다

#다시 열심히


한 때 열심히 산다는 것이 엄청나게 후려쳐질 때가 있었다. 왠지 열심히 살면 쿨하지 못 해 보였나보다. 이불 밖은 위험해, 이번 생은 망했다해서 이생망 등. 이런 말들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런 말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내가 만약 대학생 시절, “열심히 살지말자”라는 풍토, 패배주의 풍토, 어차피 안 된다가 유행처럼 번졌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나 역시도 어리고 미성숙하니, ‘아 열심히 살면 안 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안 살았을 것 같다. 그랬으면 어땠을까? 상상하고 싶지 않다.

여튼 그렇게 열심히에 대한 가치가 후려쳐질 때쯤, 열심히 살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면... 내가 뭔가 모잘라서, 쿨하지 못 해서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기운이 빠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트렌드는 반트렌드가 온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디지털이 한참 유행을 하다보면, 다시 디지털에 지친 사람들이 생겨 아날로그가 유행이 된다. 사이버, 미래지향이 실컷 유행되다가 좀 지나면 레트로가 유행이 된 것처럼.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후려치기가 좀 지나고 나면, 욜로하다가 이제 다시 열심히 사는 것도 괜찮겠다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리라 생각했다.

그 때쯤 되면 열심히의 가치가 올라가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날 갑자기 유노윤호에 대한 칭찬글들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열정왕 느낌으로. 한 때 열정이라는 말에 대한 평가절하도 꽤 있었던 것 같다. 열정페이 이런 말 등으로 인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유노윤호는 “세상에서 가장 해로운 벌레는? 대충”이라는 말을 했고, 그 짤은 삽시간에 돌아다녔다. ‘다시 열심히’가 이제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 같았다.

신화 -> 동방신기 -> 샤이니를 좋아했던 소녀팬이었던 나. 동방신기도 오랜 기간 좋아했고, 콘서트나 공방도 다녔고, 연말 시상식도 다니곤 했다. 팬질을 하면서 그들의 삶을 보며 인생을 배운 경험들이 있다.

예전에 시상식 때, 믹키유천을 실제로 보고 엄청 놀랐던 적이 있다.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꽉 들어찼는데 정말 사람이 아닌 것 같은 후광이 있었다. 그는 타고난 얼굴, 비율, 목소리에 노래재능, 연기재능까지 있었다. 가수 생활 뿐만 아니라 배우 생활도 꽤 잘 했었다. 드라마 주연에 영화배우까지 턱턱 꿰찼던 그는 블루칩이 되었었다. 잘 살고 있는 것 같았던, 잘 하고 있는 것 같았던 그였다. 반면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서, 타고난 재능과 가진 것이 많았던 반짝였던 그는 연예계활동이 잠잠해지게 되었다.

요즘 TV를 보니, 군대를 다녀오고 더 늠름해진 모습과 어른스러움의 매력까지 장착한 유노윤호는 단독 TV CF를 찍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전에 드라마를 하고 약간은 어색한 것 같은 그의 연기에 악플도 많았었다. 더 이상 연기를 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발명왕 등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 꾸준히 노력한 것 같았다.

팬질을 하다보니, 사고 안 치고 꾸준히 묵묵한 오빠가 최고다. 부족함이 있어도, 열심히 살아서 자기 기량, 역량 닦는 사람이 최고다.

어색한 연기를 뛰어넘어, 단독CF와 유튜브 발명왕을 하고 있는 유노윤호이든,
한국을 넘어 일본 아이돌 니쥬를 만들고 책도 쓰고, 아직도 가수로 현역활동을 하는 JYP이든,
수발놈이라는 자리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열심히 했던 광희든.

다시 열심히가 트렌드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다시 열심히 살고자 노력을 한다. 내가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던 2017년 때만 하더라도, “유튜브에서 교육 콘텐츠도 이야기 하겠다고?”, “유튜브는 쉬러 오는 곳이야”, “당신 콘텐츠는 정말 재미도 없고, 가치도 없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의 반트렌드 상황으로, 많은 사람들은 유튜브를 더 이상 B급 스낵컬처 문화로 소비하지 않게 되었다.

트렌드에 상관없이 열심히 살고 있던 나는. 이제 더 이상 열심히 산다고 해서 누구 앞에서 쫄 일도 없고. 후려치기 당할 일도 적어졌다. 오히려 격려와 위로를 받게 되었다. 앞으로 트렌드가 어떻게 되든, 계속 열심히 살 것이다. 완벽주의를 좇진 않되 그저 내 페이스대로 열심히 묵묵히. 다시 열심히가 트렌드가 되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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