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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니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구 맥시멀리스트, 현 미니멀리스트


요즘 코로나로 인해서 계속 집콕을 하고 있다.


인디펜던트워커이다보니 더욱 그렇다.




집에서 일하고, 밥먹고, 씻고, 청소하고, 책읽고.


오늘은 하루종일 밖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이런 생활 와중에 정리에 관심이 생겼다.


요즘 집에서 유튜브 채널 <미니멀노마드>님의 방송을 듣고 있다.




유튜브에는 생각보다 듣는 채널이 많이 없다.


들을 수 있는 채널 중에서는 미니멀노마드님, 신사임당님, 쓰담쓰담님, 책한민국님, 책데이트님 정도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시청각적으로 보는 채널이 압도적으로 많다.


요즘 나는 보는 것에도 피로도를 조금 느껴서, 들을 수 있는 채널을 찾아 듣고 있다.




미니멀노마드님의 채널을 정말 매일이다시피 들었다.


몇 개월 지나고나서 우리 집은 놀라울만치 깨끗해졌다.




왜 그동안 진작 깨끗하게 살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다.




고백하건데, 나는 잡동사니의 후예들 중 한 명이었다.


나의 이런 심리상태를 처음 발견해주신 분은




건대 다닐 때 학교 내에 있었던 심리상담센터의


태보영 선생님이셨다.




태보영 선생님은 건대 심리상담센터에 계시다가


지금은 삼성전자의 회사 내 상담선생님으로 계시다.




그래서 전에는 두바이로 출장도 다녀오셨다고 한다.


상담선생님은 나에게 <버리지 못 하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셨었다.




그 때가 거의 2008년도~2009년도였다.


그 책이 미국에서 갓 나오고, 한국에 번역되고 바로 읽었을 것이다.




당시 내가 살고 있던 학교 기숙사는 정말 갓 지은 콘도처럼 깨끗했다.


건대 기숙사 쿨하우스는 정말 좋기로 유명하다.




기숙사에 살다가, 다음 학기 신청기한을 그만 놓쳐버려서


그 이후 나의 고시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고시원이라고 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해서ㅋ;


고시텔이라고 부르곤 했다.




실제로 코코레지던스라는 이름의 살짝 있어보이는 고시원에 살곤 했다.


이름은 있어보였지만 정말 작은 방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 곳에서 어떻게 그리 오래 살았는지 잘 모르겠다.


내 방은 항상 지저분했다.




나는 맥시멀리스트였다. 사실 아직도 좀 그렇다.


물건을 사는 것을 좋아했다.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참 많이 했는데


어떤 날엔 마트에서 알바를 하고, 그 날 번 돈을 그 날 그 마트에서 다 쓴 적도 있었다.




마트에서 테팔 후라이팬을 파는 알바를 했던가


그리고나서 그 날 집에 올 때 이것저것 물건을 사오다가


너무 무거워서 캐리어를 사와서 넣어 끌고 왔었다.




나는 보통 아기자기한 생활용품을 참 많이 샀다.


그 당시 내가 샀던 물건들을 떠올려보자면




주먹밥틀, 김밥말이, 우유 거품기, 초콜릿 포장 유산지, 주먹밥 유산지, 일회용 도시락 등이었다. 사실 나는 요리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때 샀던 것들은 나를 위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같이 먹거나, 남자친구가 생기면 도시락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어찌보면 나의 물건은 물건이 아니라


외로움이었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과,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물건은 이렇게 마음으로 연결이 된다.




나의 방은 항상 물건들이 가득 넘쳤었고,


나는 마치 물건들이 사람처럼 느껴졌었던 것 같다.




혼자 있으면 무섭고 쓸쓸하고 외로운데


물건들이 있으면 마치 함께 있는 것 같아서 든든했던 것 같다.




적어도 혼자 있는 느낌은 덜 든달까?




그게 바로 잡동사니의 시작이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여러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 나의 마음은 평안한 편이다.


안정적인 남자친구, 안정적인 직업, 안정적인 삶. 주로 평온하고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래서 더 이상 물건들을 쌓아둘 필요가 없어졌다.


과한 물건이 나에게 압도하는 에너지를 알고 나서,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몇 개월간 정말 버리는 것, 정리, 청소를 많이 했다.


비로소 이제는 미니멀리스트의 집 같은 느낌이 들고 있다.




깨끗하게 정돈된 책상과 방을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그 전에는 약간의 자기 혐오가 있었다. 나는 겉으로 보면 깨끗해보이지만,


내 방은 엄청 지저분하지. 정리를 못 해.




이런 생각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맥시멀리스트일 것이다.




더 가져야할 것 같고, 더 잘해야될 것 같고, 더 돈이 많아야될 것 같은 이 세상 속에서


지금도 충분하다, 지금도 잘 하고 있다, 지금도 많이 가졌고 행복하다는 생각에


집중하면서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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