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정호승

by 란파색깔기애베개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짧은 감상

: 이 시는 외로움을 견디고 꿋꿋이 걸어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당!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들(?)을 여러 번 언급하는 걸 볼 수 있네여. 수선화는 겨울이 끝나고 봄이 고갤 들어올 때, 피어나는 꽃이라고 합니다. 제목이 ‘수선화에게’인 걸로 보아, 시에선 외로움을 수용하라는 듯이 말하고 있지만, 외로움 끝에는 피어날 수 있을 거라는 위로를 암묵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것 같네여.ㅎㅎ

저는 아직 외롭지 않거든요.(자칭) 나중에 제가 외로워진다면, 이 시를 떠올리도록 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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