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1부 3화 _우리집 반려인간의 20년 호구 연애사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엽쁘(여보).
나의 반려인간에게.
펫샵을 지나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어요. 샵으로 들어온 남자가 샵주인에게 나를 데려가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사정했어요. 샵주인은 오만 원에 나를 데려가라고 했고, 남자는 들뜬 마음으로 당신이 있는 집으로 나를 데려갔어요. 그렇게 우리 셋은 만났죠. 코딱지 만한 집에서 행복의 크기는 정반대였어요. 동네 공원에서 낙엽 밟던 날 기억나요? 남자는 내게 '단풍 구경 갈까?'라는 말 대신 '라바라바 하러 갈까?'라고 말했었죠. 나는 그 말이 이제 싫어요. 라바라바, 낙엽을 밟는 경쾌한 소리가 아니라 밟혀 흩어진 모양 같잖아요. 꼭 지금의 우리 셋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