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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리버 Sep 03. 2022

글을 써, 대신 꾸준히

내가 '꾸준히' 글을 쓰고 싶은 이유


나는 글읽기를 좋아'했었고', 글쓰기 또한 좋아'했었다'.

슬프게도 과거형이 되었다.

정보기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나는 

스마트폰이 보내주는 영상들과 짧은 컨텐츠들, 다양한 시각 자료들의 유혹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결국 글이란 것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오래전 글이 나에게 주었던 기쁨을 잊지 못해서다.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할 때 말보다 글이 편한 나.

어쩌다 취향에 맞는 웹소설을 발견했을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을 지새며 다음 이야기를 읽는 나.

언젠가는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하는 나.

결국 글은 나에게 뒷전이면서도 목표가 된 희한한 상황이 되었다.


나의 목표가 되어준 글은 내 인생에서 다른 역할도 했다.

마음속에 뒤엉켜 있어서 주인인 나조차도 풀기 어려운 내면의 고민이나 힘들었던 기억들은

의외로 무작정 앉아 글을 쓰면서 정리되곤 했다.

책상 앞에 앉기까지 큰 결심이 필요하지만 일단 앉아서 쓰기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졌다.


어쨌든 목표가 되었으니, 열심히 연마해야겠지!

대신 그 '열심히'는 온갖 열정을 다 쏟아부어버리는 형태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내가 뒷심이 부족한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길고 긴 글쓰기 여정을 무사히 달려나가기 위해서는 페이스 조절이 필수다.

최대한 힘 빼고. 거창하지 않게. 멋있어 보이고 싶은 욕망 금지.

그리고 나에게 집중.

내가 쓰고 싶은 문장이 무엇인지, 왜 그 문장을 쓰고 싶은 것인지

그리고 그 문장을 쓸 때 나의 기분은 행복한지.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나의 사유의 깊이도 더할 수 있고

고민이나 불안을 털어놓을 곳이 있으니 생활에 은근한 여유도 가져볼 수 있고

그러다 보면 내가 생각했던 '좀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30년이 지나서,

퇴직을 앞둔 교사가 되었든

아님 그 무언가가 되었든

글 열심히 쓰다 보면 분명 내면만큼은 넓은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 확신한다.

그때쯤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아! 그때쯤 글쓰기 시작하길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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