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리뷰
저는 91년생입니다.
일본의 경제적 여유가 최고조에 달하고, 곧 거품처럼 꺼져버린 그 시대를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그때의 감성과 공기에 대해서 단순히 짐작만 할 뿐입니다.
그 짐작은 이미지로서 햇빛 아래서 신호등을 건너가는 수많은 일본인들과 밤거리에 떠 있는 수많은 네온사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음악도 마찬가지로 빛나는 햇빛과 네온사인 그리고 애니메이션 '세일러문' '아키라'의 장면들, 어수룩 하지만 청초한 소녀의 웃음 등을 떠올리게 합니다.
누군가의 황금기와 그 이후에 올 고난의 시대가 어느 타국에 있는 한 청년에게는 화려하게 빛나며 몸을 흔들게 만드는 감성이 되어버립니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수많은 고난과 즐거움의 일상들이, 멀지 않은 미래 시대에게 어떠한 이미지와 감성으로 받아들여질지 짐작이 안 갑니다.
누군가가 이 음악을 듣고 그 시대의 경제적 배경이 떠올라 유사 결과물들을 '버블 감성'이라고 이름 짓는다면, 서울 밤거리에 모여 음악 얘기를 주고받고 있는 친구들은 저희들끼리 낄낄 거리며 'IMF 감성'이 요새 죽인다고 말하고 있을까요.
음악을 비롯하여 모든 문화적 결과물들이 얼마나 많은 문화 외적 배경들 사이에서 탄생했는지,
그리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들이 개입되었고 마음들이 쓰였는지 너무 아득해져 제 마음까지 까마득한 밤입니다.
ref.
- Maria Takeuchi - Plastic love
- 커버 이미지 : Bearded gentlemen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