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요즈음 생활은 정말로 단순하다.
일부러 단순하게 지내려고 한 것은 아닌데, 간단해지고 있다.
이틀에 한 번씩 글(주제 구분 없이) 1개 발행
이틀에 한 번씩 운동(종목 구분 없이) 1시간
술은 최대 주 1회
매주 토요일 1시간은 기타 레슨
일요일은 집안일
이 5가지를 반드시 지키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보낸다.
하지만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은 많지 않고, 의무적으로 해내는 저 일들을 해내다 보면 하루, 일주일이 금방 간다.
어찌 보면 지루한 일상일 수 있는데, 이 습관을 고착화 시키는 과정이 나름 재미가 있다.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건 당연히 좋다고 여기면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이 꾸준한 습관을 들일 수 있게끔 떠미는 건, 이 습관이 무너졌을 때의 참담함과 성공적으로 지켜냈을 때의 긍정적인 변화를 몸소 느끼는 것이다.
하면서도 재미가 있지만, 이 꾸준함과 습관이 언젠가 위기에 처한 나에게 구원이 될 거라 믿는다.
혹여나 언젠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정도의 부가 주어졌을 때, 이 꾸준함과 습관이 그 부를 넘어서는 자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가치가 높은 자산일수록 대부분 얻기 힘들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그저 꾸준히 꾸준히..
괌에 가있는 동안 휴가라 생각하고, 글도 안쓰고 며칠간 술도 마음껏 먹었다.
언젠가 습관이 더욱 굳어지면 휴가를 가서도 절주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여담으로 생활이 단순화되고 뻔해져서 그런지, 젊었을 때 보다 덜 우울해진 것 같다.
젊었을 적 우울함이 기본 패시브였고, 긍정적 측면을 보자면 회의적이고 반추에 능했다.
(그래서 철학 공부가 재밌었나 보다.)
하지만 비교적 나이가 든 지금은 우울함 대신 화가 많아진 것 같다.
운전을 하다가 운전을 위험하게 하는 누군가나, 대중교통에서 피해를 끼치는 누군가 등 불특정 다수에게 화가 많아졌다.
그러고는 금방 잊어버린다.
혹자는 '우울증은 화가 자신에게 향했을 때 생기고, 화가 밖을 향할 때 분노가 된다.'라고 했다.
젊은 시절의 회의주의가 건강한 합리주의로 진화하고,
현재의 외부에 대한 분노가 추진력과 건강한 공격성이 되어
합리적 낙관주의자로 나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