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들이 더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답을 찾지 못한 문제가 있다. 왜 한국 여자들은 세계 골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한국 남자들은 그러지 못할까?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이에 대한 아주 좋은 대답은 아직 갖고 있지 못하다. 갤럽에서 조사한 [2022년을 빛낸 스포츠선수]를 봐도, 전 세계 최고가 된 남자 선수는 없지만, 여자 선수들은 둘이나 있다. 2위에 김연경, 9위에 김연아가 그들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와중,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들이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는 점이 흥미로웠다. 필자가 남자라서 여자 선수들이 눈에 더 들어온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신유빈이나 김예지, 안세영 같은 선수들이 언론의 주목을 더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래서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에 비해 메달을 더 많이 목에 걸었나 궁금증이 생겨서 확인해 봤다.
올림픽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총 13개의 금메달, 9개의 은메달, 10개의 동메달을 땄다. 금메달 수로는 역대 타이기록이고 전체 메달 개수로는 32개로 역대 2위 기록이라고 한다. 총 144명이 참석했는데, 남자 선수 66명, 여자 선수 78명이 참석했다. 성별로 나눠서 보면 다음과 같다.
여자 금 7, 은 5, 동 5, 총 17
남자 금 5, 은 2, 동 3, 총 10
혼성 금 1, 은 2, 동 2, 총 5
혼성 메달의 수를 절반씩 남자와 여자로 나누고, 메달의 수를 참석자의 수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여자 19.5/78 = 25%
남자 12.5/66 = 18.9%
필자는 스포츠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이런 숫자가 나오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메달 숫자뿐만 아니라 비율도 여자 선수들의 값이 높다. 바꿔 말해 이번 올림픽만 놓고 보면 한국 여성들이 한국 남성들에 비해서 올림픽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인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의 역대급 실적은 여자 선수들의 기여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결과는 과거와 비교해 보면 또 흥미로운 점이 있다. 2021년에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남자 선수 132명, 여자 선수 105명이 참석하여 남자 메달 11개, 여자 메달 8개, 혼성 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남자 선수 103명, 여자 선수 102명이 참석하여 남자 메달 12개, 여자 메달 9개를 차지했다. 직전 두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들이 메달을 더 목에 걸었다. 참석한 선수들의 수를 고려해도 그렇다. 즉 이번 결과는 이전과 다르다.
그렇다면 이번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왜 그런 것일까? 남자 선수들은 2016년, 2021년, 2024년 메달 수가 12개, 11개, 10개로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반면 여자 선수들은 직전 두 대회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가, 이번에 갑자기 많이 늘었다.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서 여성스포츠가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일까? 아니면 이번에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까? 스포츠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다뤄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4년 뒤 올림픽에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