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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게 어떤 한국 문화를 소개해야 할까

서울이나 제주도가 아닌 다른 곳은 없을까

by 잔박

7인문학이나 사회학에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어떨 때는 정답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기도 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자연이라는 정답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연구자들과의 비교가 매우 용이하고, 그래서 한국에서 맞는 것이 미국에서도 맞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 건축이나 한국 예술, 국악과 같이 인문학과 예술의 영역에서는 한국이라는 말을 앞에 붙여도 전혀 지장이 없지만, 한국 과학이라는 말은 좀 어색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과학자에게 국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안성재 셰프는 삼프로 TV에 나와 자신이 일식집에서 나오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해외에 있는 한국 사람들이 애국심이 강하다는 말을 한 적 있다. 필자 역시 해외에서 포닥하면서 매일같이 한국 뉴스를 챙겨봤었는데, 그때만큼 한국의 미래에 대해 걱정했던 적이 없었다.

필자가 해외에 있었을 때는 아쉽게도 한국의 문화가 본격적으로 서구권에 본격적으로 퍼져나가기 전이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정도가 미국 사람들이 아는 한국 문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야구나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류현진이나 박지성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웃거나 말거나지만, 미국 입국 심사할 때 버젓이 여권을 들고 있으면서 KOREA에서 왔다고 하면 North or South?라고 물어보는 일도 종종 있었다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BTS를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성공했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도 크게 성공했지 않은가.


그러나 여전히 일반인에게, 아니 한국을 방문하는 연구자에게 어떤 한국 문화를 소개할지 잘 모르겠다. 원래부터 한국의 특정 문화를 좋아한다면 그냥 그 위주로 소개하면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광화문 가서 조선시대 궁궐보고, 박물관 다니고 강남 가서 쇼핑하고 하는 것 외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렇게 끝마치기에는 좀 아쉽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 사람들은 일본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는데 왜 일본 사람들은 서울 부산 정도만 놀러 가느냐고. 어떤 사람은 일본은 지역마다 특색이 다른데 한국은 그렇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였다. 나도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원화성은 경복궁이랑 분명 다르지만, 외국인이 느끼기에 그렇게 크게 느껴질까 의문이 드는 것이다. 각 지자체가 뭐 하나 유명해지면 따라 하지 말고 새로운 특색을 갖추면 좋겠다. 건축물부터 바꿀 수 있다. 성동구처럼 붉은 벽돌건물을 유지하려 할 수도 있겠다.

과학자들도 어느 정도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례로 대전의 경우는 과학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인데, 막상 국립과학박물관을 가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대전에 있는 과학자들의 전문성을 살려서 일반인들이 과학을 밀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엘리베이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실감 나게 보여주면 어떨까? 돈이 문제라면 유료 강좌들이 좀 더 늘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값어치가 있다면 돈을 더 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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