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답을 주는 방정식, 집어넣으면 뱉어내는 함수
학창 시절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배웠을 것입니다. 어쩌면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근의 공식을 실생활에 쓰는 사람은 정말 몇 안될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도대체 왜 방정식을 배우는가 의심을 가지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간단한 일차방정식은 꽤 많이 풉니다. 장보기를 할 때가 대표적입니다. 2만 원 이상 주문하면 배송비가 무료라고 해봅시다. 그런데 장바구니에 넣은 물건의 가격이 아직 15000원이라면, 얼마짜리 물건을 사야 할까요? 이 문제가 정확히 일차방정식입니다. 다른 예시를 들어볼까요?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도착 시간이 오후 3시라고 해봅시다. 지금은 오후 1시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은 2시간이겠지요. 시차까지 고려하면 더 복잡하겠지만, 여전히 1차 방정식을 푸는 것입니다.
세상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방정식이 필수적입니다. 대포를 쏴서 적에게 명중시키려면 뉴턴 방정식을 풀어야 합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전자기파를 예측하였고, 헤르츠가 실험으로 입증하였으며, 마르코니가 무선 통신 시대를 열었습니다. 양자역학에서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게 되며, 이를 토대로 고전역학에서 설명하지 못했던 많은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 역시,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그만의 중력 방정식이 있습니다. 이쯤 되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려면 그만의 방정식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함수는 무엇일까요? 거칠게 비유해서, 함수는 어떤 상자인데, 무언가 집어넣으면 뱉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같은 것을 집어넣으면 항상 똑같은 것이 나와야 하는 특성이 있지요. 집어넣는 것을 x라고 한다면, f(x)라는 것을 뱉어내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일상생활에서 역시 함수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는 생일을 토대로 나이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계산하는 방식이 여럿이지만, 계산하는 방식만 같다면 누구나 똑같은 나이를 얻습니다. 생일을 집어넣어 나이를 얻으므로 이것은 함수입니다.
함수의 경우 집어넣는 값이 꼭 하나일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보지요. 대한민국에서는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에 대해, 선거일에 따라 대한민국 대통령 직에 대한 피선거권이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지요. 국내 거주 기간, 주민등록번호 상의 생년월일, 선거일을 안다면, 피선거권 유무를 매번 똑같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역시 함수가 됩니다. 수식과 유사하게 적는다면 대한민국_대통령_피선거권_확인(국내 거주 기간, 주민등록번호 상의 생년월일, 선거일)과 같이 적을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