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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은 왜 배우는 것일까?

어느 정도는 알아둬야 한다

by 잔박

우리는 학창 시절 도형에 대해서 배운다. 삼각형triangle, 사각형rectangle, 오각형pentagon처럼 도형들의 이름을 배우고, 이들의 여러 특징들을 살펴보았을 것이다. 기하학은 솔직히 정말 어렵다. 일반인들은 대수algebra라고 불리는 분야, 즉 방정식이나 함수가 더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교육과정 내에서 이런 문제들은 정해진 방법으로 풀면 된다. 그러나 특히 중학교 때 배우는 기하학의 경우에는 선을 어떻게 긋느냐가 문제를 푸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더 큰 문제는 왜 선을 그렇게 그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어려운 것들을 배워야 하는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아카데미아》를 세우면서 정문에 이렇게 새겼다고 한다.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곳에 들어오지 마라.” 그만큼 학문academia의 세계에서 기하학은 매우 중요했다. 요새는 해석기하라고 해서 좌표를 이용해서 기하학 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지만, 먼 과거에는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자와 콤파스로 작도하면서 풀어야 했었고, 그래서 온갖 어려운 증명이 많았던 것이다. 일례로 각의 3등분 작도 문제의 경우 과거에는 중요했겠지만, 이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문을 하지 않는다면 기하학이 쓸모가 없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만 둘러보면 기하학이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술에서도 기하학이 대놓고 쓰이는 경우가 많다. 몬드리안의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Composition with Red, Blue and Yellow)이나 이슬람의 아라베스크(arabesque) 장식은 도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이다. 이들은 여러 도형들일 활용하여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바닥 타일이나 카펫, 커튼에는 다양한 무늬가 반복되는데, 평면대칭군(wallpaper group)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면 온갖 도형들로 채워진 무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일본의 건축가 구마 겐고는 기하학이야말로 건축가라는 직업의 기반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려면 기하학을 잘 이해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건축물의 각 위치에서 건물과 풍경이 어떻게 보일지 상상하는 일에는 기하학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축에서는 측량이 또한 매우 중요한데, 닮음과 같은 도형의 성질을 이용하면 이 또한 계산할 수 있다. 탈레스는 삼각형의 닮음을 이용하여 피라미드의 높이를 측정했는데, 지면에 수직으로 세운 막대기와 그림자 사이의 길이 비율을 이용하여 피라미드의 높이를 측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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