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 이렇게 숫자들에 이름이 많을까?

그래도 하나씩 차근히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by 잔박

우리는 자연수를 처음 배운다. 삼척동자들도 작은 자연수 정도는 알고 있어서, 과자 달라고 할 때 한 개, 두 개, 세 개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다. 뺄셈을 배운 다음에는 자연스레 정수를 배워야 한다. 뺄셈을 배우고 난 후 얻는 숫자 역시 어느 숫자일 텐데, 자연수만으로 설명이 안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느 자연수에 같은 숫자를 빼면 0이 얻어지고, 더 큰 숫자를 빼면 음의 정수가 얻어진다. 나눗셈을 배우고 나면 유리수를 배워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나머지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해결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유리수로 정수의 나눗셈을 표현한다.


이렇게 배우면 다 배운 것 같지만, 중학교 3학년이 되면 무리수를 배운다. 여기서부터는 사칙연산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적어도 이차방정식이 있어야 그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각형의 넓이가 2일 때, 한 변의 길이가 얼마인지 계산하고 싶다면, y×y = 2를 풀어야 하며, y는 무리수가 될 수밖에 없다. 원의 넓이를 계산하려면 원주율이 필수적인데, 이 역시 무리수이다.


이들이 자연수, 정수, 유리수, 무리수는 모두 실수(real number)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허수(imaginary number)를 배운다. 많은 경우 i라고 표현하는데, 어느 학문 분야에서는 j로 표현하기도 한다. 허수까지 배우면 실수와 허수를 합쳐서 복소수(complex number)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복잡(complex)하기만 하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허수를 왜 배우는 것일까? 사실 일상생활에서 허수를 쓸 일이 없다. 허수의 대표적인 특징은 제곱하면 음수가 된다는 것인데, 일상생활에서 겪을 일이 별로 없다.


그러나 우리가 허수를 도입해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이공계 문제들은 부지기수이다. 자연상수의 iθ 제곱은 exp(iθ)와 같이 쓸 수 있는데, 이 값은 cos(θ) + i sin(θ)와 같다. 여기서 cos는 코싸인 함수이고, sin은 싸인 함수이다. 그래서 cos(θ)는 exp(iθ)의 실수 부분, sin(θ)는 exp(iθ)의 허수 부분이 된다. 이들을 이용하면 전기 회로에서 전류가 얼마나 잘 흐르는지 상대적으로 손쉽게 계산할 수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수분해는 왜 배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