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들은 낮은 에너지 상태를 선호한다!
우리는 앞서 반도체에 도핑을 하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전자와 정공이 생길 수 있다고 살펴보았다. 만약 다르게 도핑한 두 반도체 물질을 붙이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를 붙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반도체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눈으로 보기 어려우니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살펴보자. 수조가 두 개가 있고 두 수조의 하단을 연결하자. 처음에 수조의 높이가 달랐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이 이동하면서 높이가 같아질 것이다. 지구에서는 모든 물질이 지표면과 가까워지고자 하는데, 수면이 같아지면서 평균 높이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시 반도체로 돌아와 보자. n형 반도체에서는 전자의 에너지가 높고, p형 반도체에서는 전자의 에너지가 낮다. 그래서 둘을 붙이면 n형 반도체에서 p형 반도체로 전자가 이동하게 된다. 다만 위의 경우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데, n형 반도체의 주개와 전자 사이의 인력이 있기 때문이다. 주개는 전자를 내놓음으로써 양의 전하를 띄게 되고, 쿨롱의 법칙에 따라 음전하를 띄는 전자를 잡아당긴다. 그래서 전자가 계속 넘어갈 수는 없고, 어느 순간 더 이상 넘어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두 반도체가 접하는 면(우리는 이것을 계면Interface라고 부른다) 부근에서만 전자가 넘어가게 되는데, 이를 공핍층(depletion layer)라고 부른다.
공핍층을 자세히 보면 n형 반도체 쪽은 이온화된 주개가 많아서 양전하를 띄게 된다. 반면 p형 반도체 쪽 공핍층은 정공을 전자가 다 없애버려서 음전하를 띄는 받개만 남아있게 된다. 이렇게 한쪽에는 양전하, 한쪽에는 음전하만 있으면 둘 사이에 전기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즉 이 영역에 전자나 정공이 있으면 전기장 때문에 한쪽 방향으로 힘을 받아 움직이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