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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비트코인을 캐다

Mine, baby, mine more Bitcoin

by 초기심

트럼프의 취임 연설: 암호화폐는 어디에?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한 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의 취임 연설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앞으로 4년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많은 이들이 귀를 기울였다.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추방, 에너지 개발, 안보 강화, 파나마 운하의 미국 주도 운영, 그리고 우주 개발 등 다양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제시했다. 그의 발언은 매우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표현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던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


비트코인은 지난 몇 년간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연설에서 이에 대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는 이 주제를 완전히 피했다. 과연 그는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식어버린 걸까?

inauguration-day-article-1140x684.jpg 대통령 취임식 연설 (출처: U.S embassy in Romania)



비트코인에 대한 암시: 에너지


도널드 트럼프는 정치가이자 비즈니스맨으로서 자신의 야심을 노골적이면서도 은밀하게 드러내는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의 취임 연설에서도 마찬가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메시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설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는 곳은 바로 '에너지 개발'이라는 부분이다.


"Drill, baby, drill"이라는 구호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의 유명한 캐치 프레이즈다. 트럼프는 이 구호를 차용하여 미국의 에너지 독립성을 이번 연설에서도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단순히 에너지 자원의 확대를 넘어, 다른 분야로도 연결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채굴 = 전기 에너지


비트코인 채굴은 특화된 장비를 활용하여 특정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이전 글 참조]. 이 과정에서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바로 전기 에너지다. 수많은 기계를 운영해야 하므로 대량의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며, 전기 요금은 채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값싼 전기를 인근 송전망을 통해 확보하거나 발전소 근처에 위치하여 심야 시간 등 유휴 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채굴의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의 Riot Platforms이다. 이 회사는 텍사스의 Rockdale, Corsicana, 그리고 켄터키에 세 곳의 비트코인 채굴장을 운영하고 있다. Rockdale에 위치한 화석 연료 발전소는 이 지역의 전기 공급을 지원하며, 인근의 Corsicana와도 불과 2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한, Rockdale에는 2028년까지 새로운 천연가스 발전소가 완공될 예정이며, 텍사스는 지속적으로 전기 에너지를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비트코인 채굴에 있어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A2-07-10-2-scaled.jpg Corciana에 위치한 비트코인 채굴장 (출처: Riot Platforms)



2025년 1월 23일 백악관 행정 명령


도널드 트럼프는 파리 기후 협약 탈퇴, 그리고 미국 내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 등 여러 정책을 통해 에너지 독립을 추진하였는데, 이는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을 장려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현지 시각으로 어제인 2025년 1월 23일, 백악관은 행정 명령을 통해 비트코인 채굴 장려 정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개인 시민과 민간 부문 모두가 .... (공개형 블록체인 네트워크, 즉 비트코인) 채굴과 검증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보호하고 촉진한다"


(i) protecting and promoting the ability of individual citizens and private-sector entities alike to access and use for lawful purposes open public blockchain networks without persecution, including the ability to develop and deploy software, to participate in mining and validating, to transact with other persons without unlawful censorship, and to maintain self-custody of digital assets;


1737671557326?e=2147483647&v=beta&t=el8HfuJnRSUMjd_Xs_wfaK69dKVO1dnd6PoWVRc0M0c 디지털 금융 기술에서의 미국 리더십 강화 (출처: Whitehouse.gov)


AI와 암호화폐의 수도로 천명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인 2024년 7월, 내쉬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미국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고 전략적 준비금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후인 2025년 1월 23일,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을 AI와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천명했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혁신을 통해 경제적 우위를 강화하고,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1737651511599.jpg Davos Forum 연설 (출처: axios.com)



Mine, baby, mine more Bitcoin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비트코인을 국가적으로 직접 소유하고 ETF를 통해 간접 소유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4년에 4번째 반감기를 맞이한 비트코인은 약 200만 개가 추가로 채굴이 가능하다. 미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장려할 경우, 최소 50%의 해시레이트를 확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예상되며 (현재 기준으로 약 40%) 이를 통해 미국은 향후 최소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채굴을 통해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전 세계 금의 약 70%를 보유했던 선례를 고려하면, 위대한 미국을 꿈꾸는 트럼프와 공화당은 향후 4년간 비트코인의 채굴과 시세를 유리하게 조정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트럼프의 "Drill, baby, drill"라는 구호는 "Mine, baby, mine more Bitcoin"로 풀이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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