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전시를 하면,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게 된다.
각자의 개성과 매력이 분명한데도,
눈은 자꾸 ‘잘 그린 그림’으로 향한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집 제목처럼,
내 그림은 겉의 아름다움보다,
마음을 확장시키는 그림에 가깝다.
개발자로 일할 때처럼,
그림을 ‘일’처럼 접근하면
완성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한한 표현, 다양성,
그리고 정답 없는 그 너그러움 때문 아니던가.
전시가 끝나고,
자격지심이라는 먹구름을 조용히 걷어내며,
나는 다시,
나만의 속도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