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간의 진짜 가치는
그 안에 놓인 작품보다 그 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람에게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아무리 유명하고 값비싼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도,
그 작품을 진심으로 아끼고,
그 가치를 전달하려는 사람이 없다면
그 공간은 단순한 전시장이 되고 만다.
존재의 의미조차 흐릿해진다.
아트페어에서 처음 알게 된 한 갤러리.
몇 년이 지나 그 갤러리에서 일하는 분을 알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그 갤러리는
그 사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더 가까운 공간이 되었다.
그 이후로는 그 갤러리가 추구하는 방향,
그들이 선택한 작가들의 세계관까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오히려 그 안에서 내가 영감을 받기도 했다.
물론 언젠가 그분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된다면,
그 공간에 대한 느낌도 또 달라지겠지만,
결국 공간이 남기는 향기란,
사람으로부터 마침표가 찍히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