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도시] 가장 예술적인 쓰레기 처리장

by 색감여행자


"가장 예술적인 쓰레기 처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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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한쪽에 자리한 마이시마 소각장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 이게 무슨 쓰레기 처리장이야? 라는 말을 먼저 했다.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은 화려한 황금색 돔으로 장식되어 있고, 건물 외벽은 원색의 타일과 자유로운 곡선으로 채색되어 마치 거대한 유원지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특히, 직선과 직각을 찾아볼 수 없는 부드러운 곡선의 디자인, 심지어 복도와 계단마저 곡선으로 설계된 점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던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냈다.


총 609억 엔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 소각장은 단순히 미적인 면모만 갖춘 것이 아니다. (한화로 6090억원. 1997년 기준) 다이옥신 배출 제로화를 목표로 한 최첨단 유해가스 제거 장치와 같은 기술적 완벽함은 예술적 심미안과 최첨단 기술이 결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주민들에게 개방되었으며, 연간 3천 명의 학생들이 친환경 교육장으로 방문하며, 그림을 그리고 감상문을 쓰는 등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기피 시설이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교육의 장으로 거듭난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마이시마 소각장을 보며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철골 구조물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이제는 파리의 상징이 된 에펠탑처럼 마이시마 소각장은 "쓰레기 소각장"이라는 기능적 제약을 넘어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예술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최저가가 아닌 최고의 비용으로 완벽에 가깝게 지어진" 오사카시 공무원들의 혜안은 훈데르트바서의 예술 철학과 만나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창조했다.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직선이 없는 곡선으로의 변주', '나무를 세입자로 받아들이는 모습', '창문에 대한 권리' 등의 사유는 도시 환경에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예술이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고민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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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각장의 어느 탑 외관이 도자기로 되어 있는 점은 막대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예술적 가치를 우선시한 결정이며, 이것이 결국 독특하고 고유한 특이성을 가진 공간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마이시마 소각장은 현대 도시가 직면한 환경 문제와 미적 가치 추구 사이의 균형점을 제시한다.


모던함과 최첨단 기술로만 점철된 외형이 아닌 고유한 철학과 예술적 감성이 깃든 공간이야말로 진정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줬고, 도시 공간 속 예술의 역할과 그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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