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by 색감여행자
IMG_6797.jpg


어렸을 때 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은 한 명의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경우가 역사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렇다면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세상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나의 세상과 나 이외의 세상. 나의 세상에서는 무엇이든 바꿀 수 있다. 완전하게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바꿔나갈 수 있다. 그러면 나 이외의 세상, 타인이나 사회와 같이 다른 세상은 바꿀 수 있을까?


나는 예술을 실존적으로 경험했고 그 이후로 삶이 변화했다. 그 변화의 촉매가 되었던 것은 역시나 예술작품이었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누군가에게는 이처럼 예술이 한 개인의 운명과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예술이 주는 시대정신과 새로운 생각은 한 명의 개인으로부터 시작하여 온 세계에 널리 퍼지며 다양한 사고를 영위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주었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은 인간 중심의 사고를 확산시켰고, 인상주의 예술은 기존의 아카데믹하고 종교적인 예술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주며 회화와 사진의 동일성을 타파하고 새로운 인식 변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예술은 때로는 직접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때로는 은유와 상징을 통해 대중의 인식을 흔들고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힘을 가졌다.


물론, 예술이 무조건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예술이 예술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 가치로 다가올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공허한 외침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예술이 가져다주는 다양성과 포용은 어찌 보면 철학적인 사고를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바뀌기 위해서는 개인이 변화해야 한다. 이전에는 개인보다 집단이 변화해야 세상이 바뀌었지만, 현대 사회는 초개인적으로 변화했다. 누군가의 피드로 인해 새로운 영감이 떠올랐고 그게 미지의 발걸음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한 명 한 명의 개인이 예술로 말미암아 감각과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지게 된다면, 예술이 한 사람이라는 큰 우주로부터 확장되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예술은 우리의 삶에서 가까운 존재이자 먼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바로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무관심의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믿고 있는 예술적 영향력은 여러 분야의 영향력 대비 크고도 깊다. 예술의 가능성과 잠재력 덕분에 나는 계속 예술의 세계를 탐닉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내 삶은 예술로 변화했고 주변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이는 유화 작업과 다섯 번의 전시를 통해 나의 예술적 사유를 타인과 공유하고, 'Draw on Page' 전시처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며 이루어졌다. 예술이라는 하나의 큰 가치 안에서 말이다.


보다 더 나은 삶, 가치 있는 삶은 단순히 잘 살기 위함이 아니다. 세상이라는 큰 세계를 품을 수 있는 한 명의 개인에게는 사유하는 인생이 주된 목적이다. 그런 목적에 최적으로 부합한 대상이 예술이었음을 나는 믿고 또 믿는다. 앞으로도 나는 예술을 통해 나 자신과 세상을 깊이 관찰하고 기록하며, 그 감동과 통찰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는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뮤지엄 산 - 안토니 곰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