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만난 사람들. 전시해설을 들으면서 알게 된 도슨트분들이나 강연자, 그리고 예술을 좋아하는 SNS 지인들이 늘어났다. 그러던 와중에 한 지인의 추천으로 예술 강연을 듣게 되었다. 강연자는 "오그림" 선생님, 주제는 헝가리 예술이었다.
예전에도 가끔 예술 강연을 들었지만, 선생님의 강연은 달랐다. 예술의 장벽을 허물어 주면서도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전하는 방식이 신선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쾌활한 에너지는 듣는 이로 하여금 예술을 가깝게 느끼게 했다. 그런 매력에 이끌려, 어느 날 선생님의 장기 강연 공지를 보고 고민 끝에 신청을 결심했다.
퇴근 후 강남까지 한 시간 넘게 이동해서 강연을 듣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피로가 쌓이고, 회사 업무가 많아지면 부담이 상당했다. 하지만 3개월간 이어진 12강의 "올뉴 미술사" 강연은 원시 예술부터 현대 예술까지, 고전과 현대 작가의 흐름을 아우르며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이름만 알던 작가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을 수 있었고, 강연 이후의 여정 또한 스스로 탐구해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강연 후의 아트살롱 시간은 특별했다. 함께 강연을 듣던 사람들과 각자의 시선에서 예술과 작가를 바라보고, 느낀 점과 소회를 공유하는 시간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독서 모임이 유행하는 이유처럼, 예술에서도 함께함이 주는 시너지는 강렬했다.
그러던 중,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도쿄 아트 투어 공지를 보게 되었다. 전시로만 가득 채워진 일정이라는 점에 호기심이 생겼고, 결국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결심했다. 아침이 되면 호텔에서 출발해 미술관을 돌고, 점심에는 함께 본 전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오후에도 또 다른 미술관을 방문한 후, 저녁에는 도쿄의 명소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전시로 꽉 채운 3박 4일 동안 우리는 예술로 뭉친 전우애를 느꼈다. 남성보다 여성이 예술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내가 청일점(?!)이였고 특히 양육과 교육, 여러 일상으로 인해 전시만 보러 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모두 이 여행이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서로의 예술 취향을 공유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었고 이후에도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다시 만나며 관계를 이어갔다.
결국, 예술과 취미는 단순한 관심사를 넘어 사람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직업, 타이틀, 겉모습을 뛰어넘어, 순수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