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상사가 되면 고독해진다.
이전에는 동료들과 모여 상사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위치를 벗어나 누군가의 ‘상사’가 되었다.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의 ‘팀원’이기도 하다. (부서장의 팀원 = 팀장)
예전엔 생각했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말하고, 그렇게 업무를 시킬까?”
하지만 막상 팀장이 되어보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팀원의 입장에서는 주어진 역할과 업무에 집중하기 쉽다. 조직 전체의 방향이나 부서 간의 맥락은 잘 보이지 않는다.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미니맵의 회색 영역이 여전히 많다고 할까. 게다가 사람은 본능적으로 ‘받은 만큼만 일하고 싶어지는’ 심리가 있다.
성과가 곧 보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오랫동안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여전히 단점보다 많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며 내가 참조된 메일이 늘어나고, 참석해야 할 회의도 많아졌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해야 할 일도 많아진다.
책임감과 부담감은 퇴근 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고민을 누구에게 털어놓기도 어렵다.
이제는 ‘하소연할 상대’조차 없는 위치가 되어버렸으니까.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수록, 직급이 높아질수록
아래 직원이 먼저 다가와 이야기를 건네주는 일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게 된다.
조직이 피라미드 구조인 이상, 위로 올라갈수록 고독해지기 쉽다.
C레벨이 되면 각자의 방이 생기고, 그만큼 눈에 덜 띄게 된다.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정서적 거리도 멀어진다.
이 글이 “상사에게 잘해줘라”는 뜻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상사도 결국 사람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때로는 비논리적으로 밀어붙이고, 자기 스타일대로 행동하는 상사도 있겠지만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조금만 더 주의 깊게 관찰해보면 보이지 않던 이유가 보일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게 더 많다.
회사 생활도 그렇다.
누군가는 주어진 일을 해내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일’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일이 주어진다.
그리고 그 일은, 멈추지 않는다.
가끔 생각한다.
‘다시 팀원으로 돌아간다면, 더 똑똑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의 회사에서는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다.
누군가의 상사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리더십, 업무 배분, 팀원의 마음을 살피는 일 - 모든 게 여전히 배우는 과정이다.
어쩌면 팀이란 커플과도 비슷하다.
대화하지 않으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없으니까.
일은 어떻게든 굴러가지만,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그보다 훨씬 크다.
만약 당신의 상사가 대화를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용기 내서 먼저 말을 걸어보자.
생각보다 그 한마디가, 그 사람에게는 큰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