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퀘스트, 내일도 퀘스트.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모든 것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버스와 지하철에서 스쳐 가는 사람들, 길거리에 남겨진 흔적들
우리는 모르지만 이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나는 이 게임 속 주인공
스탯을 쌓고 경험치를 얻고 아이템(기억과 추억)을 수집한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클래스(직업과 역할)를 얻고
어느새 레벨이 올라가 있다.
하지만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
이곳에는 ‘리셋’도 ‘컨티뉴’도 없다.
체력이 닳으면 물약 대신 시간이 필요하고
다시 태어날 기회는 없지만 회복할 힘은 있다.
시간이 걸릴 뿐 우리는 결국 다시 일어난다.
그렇다고 게임이 끝나는 건 아니다.
퍼포먼스는 떨어지지만 연륜과 생활의 지혜는 높아간다.
무모했던 모험이 신중한 선택이 되고
빼앗길까 불안했던 아이템보다 소중한 가치를 알게 된다.
그래도 이번 생애를 주인공처럼 산다고 생각하면
나는 나라는 세상의 단 한 명 뿐인 플레이어일텐데
이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할지는 오직 나에게 달려 있다. (나머지는 NPC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