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에게 영감은 바람과도 같다.
어떤 날은 스치듯 지나가고, 어떤 날은 폭풍처럼 몰아친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업무에서 무언가를 기획하고, 에세이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감상을 남기는 모든 과정 속에서 영감의 순간은 예측할 수 없다.
어떤 날은 우연히 지나친 풍경 하나가,
어떤 날은 오래된 책 속 한 줄이,
어떤 날은 전혀 예상치 못한 대화가 창작의 불씨가 된다.
하지만 영감은 마르기도 한다.
텅 빈 저수지처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시간이 찾아온다.
그럴 때는 억지로 쥐어짜기보다 기다려야 한다.
내 안에 충분히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무언가로 치환될 힘이 생긴다.
그저 반복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지루하다.
자기복제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나는 나만의 영감의 숲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나는 새로운 것들을 보고, 배우고, 느낀다.
그리고 내게 가장 중요한 영감의 숲은,
언제나 예술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