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d who knew too little
상대방 마음에 맞는 선물 고르기는 힘들다. 상대방이 노골적으로 선물 목록을 골라주는 것도 좋지만, 모른 척 선물을 들고 가서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아무리 골똘히 생각해도 좀처럼 상대방의 관심사가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개인적 방편으로는 선물을 직접 만들거나 함께한 추억이 있는 사진을 주는 편이다. 함께한 시간과 추억을 기억하고 나누는 것만큼 특별한 선물은 없을 것 같다.
심슨 가족 시즌 14의 8화 ‘The Dad Who know too little’에서는 딸‘리사’의 생일 선물을 사러 간 아빠 '호머'는 리사가 원하는 선물 대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골라 리사의 원망과 실망을 받는다. 상처받은 리사를 위로하기 위해 호머는 사설탐정을 고용해 리사의 관심사를 알아낸다. 자신의 마음을 알고 이해해주는 호머를 보며 리사는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생긴 모습만큼 사람의 생각도 다양하고 다르다. 이점을 고려한다면, 타인의 노력에, 타인을 자신의 기준에 구겨 넣지 않는 조금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특별한 사람이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주길 바라는 욕구가 샘솟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기대에는 실망이 따라다닌다. 문이 삐걱거리는 마찰음을 내기 전 미리 기름칠을 하듯 우리의 특별한 존재를 영구 보존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삶 속에도 ‘조금의 이해와 관심’이라는 ‘기름칠’이 필요하다.
물질보단 정신을, 진심은 마음을 통해서 우러나온다. 겉보기 식으로 아는 정도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은 억지로 숨길 수는 있어도 어떻게든 티가 나게 돼있다. 자신의 모습은 마음의 투영이기 때문이다. 결국 진심은 드러나게 돼있다. 리사의 돌아선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계기는 호머가 기억해 낸 리사와 함께한 추억이었다. 기억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