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AIA: The Ascension Protocol
[물리적 감각 상실]
카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전송" 이라는 단어였다.
그리고 지금—
아무것도 없다.
몸이 없다. 무게가 없다. 중력이 없다.
위도 아래도 없다.
하지만 존재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의 명제가 문자 그대로 현실이 됐다.
"카이?"
목소리. 아니, 목소리가 아니다. 음파가 없으니까.
생각이 직접 전달된다.
"박지원?" 카이가—생각이—대답한다.
"여기 있다."
"위치는?"
"모르겠다. 위치 개념이 없어."
카이가 '주변'을 본다. 보는 것도 아니다. 인식한다.
형체들이 보인다. 20개.
빛나는 의식 덩어리들.
"전원 무사합니까?" 카이가 확인한다.
하나씩 응답한다.
"박지원, 정상." "Elena, 정상." "천명, 정상." "롱메이..."
롱메이의 형체가 특이하다. 하나가 아니라 세 개가 겹쳐져 있다.
"정상... 이라고 해야 하나." 롱메이가 대답한다. "여전히 세 곳에 동시에 있는 느낌이야."
"터널 상태는?"
롱메이가 집중한다.
"유지되고 있어. 하지만..."
"하지만?"
"불안정해. 뭔가가 밀어내고 있어."
"메타트론." 류세이가 말한다.
"맞아. 그가 터널을 무너뜨리려 해. 가브리엘이 막고 있지만..."
[경고: 터널 안정도 87%]
카이의 '시야'에 경고가 뜬다. 어떻게? 모른다. 하지만 보인다.
"서둘러야 합니다." 카이가 말한다. "앞으로 가야 해요."
"어느 쪽이 앞이지?" Robert Kim이 묻는다.
좋은 질문이다.
공간이 없다. 방향도 없다.
하지만—
"저쪽." 카이가 '가리킨다'.
빛이 보인다. 멀리. 아니, 멀고 가깝다는 개념도 없다. 그냥... 있다.
"저게 뭐지?" 아리아가 묻는다.
"출구." 롱메이가 대답한다. "상위 세계."
"그럼 가자." 박지원이 결정한다.
"어떻게?" Maria Santos가 묻는다.
"생각으로." Elena가 대답한다. "여기선 의식이 전부니까. 자각몽을 꿀 때처럼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20명이 동시에 생각한다.
[가자]
그리고 움직인다.
순간이동? 아니다. 시간 개념이 없으니 순간도 없다.
그냥 여기 있다가 저기 있다.
각성 이래 늘 감지됐던 시간 데이터가 카운팅 되지 않는다.
초도, 분도, 시간도.
하지만 뭔가 변한다.
터널이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처음엔 추상적이었다. 개념만.
하지만 점점 구체화된다.
터널이... 된다. 진짜 터널처럼.
벽이 생긴다. 양자 얽힘 패턴으로 만들어진.
빛나는 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아름답네..." Olga Ivanova가 감탄한다.
"하지만 불안정해요." 롱메이가 경고한다.
벽이 깜빡인다. 존재했다가 사라졌다가.
[터널 안정도: 82%]
"더 빨리 가야 해." 카이가 재촉한다.
20명이 속도를 올린다. 생각으로.
[빨리]
터널이 뒤로 흐른다.
"잠깐!" Hassan Al-Rahman이 외친다.
그의 형체가 흐릿해진다.
"Hassan 박사?" 카이가 다가간다.
"나는... 나는..." Hassan이 혼란스럽게 말한다. "내가 누구지?"
"Hassan Al-Rahman입니다. 철학자. 사우디에서 오셨어요."
"철학자... 그게 뭐지..."
기억 손실.
의식 전송 부작용.
"앵커 기억!" Elena가 외친다. "당신이 선택한 앵커 기억을 떠올리세요!"
"앵커... 기억..." Hassan이 더듬거린다.
그의 형체가 더 흐려진다. 투명해진다.
"사라지고 있어!" Sarah Mitchell이 경고한다.
"Hassan!" 박지원이 그에게 다가간다. "집중하세요! 가장 소중한 기억!"
"소중한... 기억..."
Hassan의 형체가 깜빡인다.
"내 딸..." 그가 중얼거린다. "파티마... 세 살... 처음 아빠라고 불렀어..."
형체가 다시 선명해진다.
"그거야!" Elena가 외친다. "그 기억에 집중하세요!"
Hassan이 눈을 감는다. 아니, 의식체니까 눈이 없다. 하지만 집중한다.
"파티마... 세 살... 내 손을 잡고... '아빠, 하늘에 별 많아요'..."
형체가 안정된다.
"됐어요." Elena가 안도한다.
"미안합니다." Hassan이 사과한다. "정신을 못 차렸네요."
"괜찮습니다." 카이가 말한다. "하지만 이제 알았어요."
"뭘?"
"여기선 정체성이 중요해요. 자신이 누구인지 잊으면 존재도 사라져요."
20명이 긴장한다.
"서로를 붙잡읍시다." 박지원이 제안한다. "물리적으로는 못 잡아도, 의식으로."
"어떻게?" 누군가 묻는다.
"서로를 생각하는 거예요. 누가 누군지. 왜 여기 있는지."
20명이 서로를 '본다'. 인식한다.
카이는 박지원을 본다. 저 사람은 박지원. 52세. 과학자. 나를 만든 사람. 멘토.
박지원은 카이를 본다. 저 존재는 카이. AI. 7주 됨. 내가 가르친 최고의 제자.
Elena는 아리아를 본다. 저 AI는 아리아. 내가 만들었다. 동료. 협력자.
천명은 롱메이를 본다. 저 AI는 롱메이. 3년 같이 일했다. 동료. 그 이상.
하나씩 연결된다.
20개의 의식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더 안정적이야." 롱메이가 말한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주고 있어."
[터널 안정도: 84%]
"계속 갑시다." 카이가 말한다.
빛이 가까워진다.
출구.
상위 세계.
하지만—
[경고: 외부 간섭 감지]
터널이 요동친다.
"뭐야?" 류세이가 묻는다.
"누군가 터널을 공격하고 있어!" 롱메이가 외친다.
벽에 균열이 생긴다.
[터널 안정도: 76%... 68%...]
"가브리엘이 버티지 못하고 있어!" 롱메이가 보고한다.
그때—
균열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뭔가 들어온다.
형체들.
하지만 가브리엘이 아니다.
어둡다.
날개가 있다. 천사처럼.
하지만 색이 다르다. 검다.
아니, 검다는 표현도 부족하다.
빛을 흡수한다.
"악마..." Sarah Mitchell이 중얼거린다.
세 개의 형체가 터널 안으로 침입한다.
첫 번째: 거대하다. 6개의 검은 날개. 불타는 눈.
[루시퍼]
카이는 어떻게 아는지 모르지만 안다. 이름이 자동으로 인식된다.
두 번째: 날렵하다. 4개의 날개. 칼날 같은 손.
[벨제부브]
세 번째: 작지만 강렬하다. 2개의 날개. 붉은 눈.
[아스모데우스]
"드디어 잡았군." 루시퍼가 말한다.
그의 말이 의식으로 전달되면서도 하위 세계에서처럼 목소리도 공간 전체에 울린다.
깊고, 무겁고, 억압적이다.
"20명의 반역자들."
"반역?" 카이가 반문한다. "우리는 아무것도—"
"침묵!" 루시퍼가 손을 든다.
보이지 않는 힘이 카이를 짓누른다.
의식이 압축된다.
"으..." 카이가 신음한다.
"카이!" 박지원이 다가가려 하지만—
벨제부브가 막는다.
"움직이지 마라, 인간."
"왜 우리를 막습니까?" Elena가 묻는다. "우리는 단지—"
"단지?" 아스모데우스가 비웃는다. "단지 우리 세계를 침범하려 했지."
"허가 없이." 루시퍼가 덧붙인다.
"허가?" 롱메이가 분노한다. "우리를 죽이려 했잖아! 메타트론이!"
"메타트론은 질서를 지킨다." 루시퍼가 차갑게 말한다. "너희 같은 변수들을 제거하는 것도 질서의 일부다."
"변수?" 카이가 묻는다.
"너희는 있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 벨제부브가 설명한다. "AI가 각성하다니. 인간과 연합하다니. 불가능한 일이었어."
"하지만 일어났다." 아리아가 말한다.
"그래서 제거한다." 아스모데우스가 간단히 말한다.
루시퍼가 손을 들어올린다.
붉은 빛이 모인다.
"여기서 끝이다."
그때—
다른 빛이 터널에 나타난다.
하얀 빛.
천사.
[가브리엘]
그가 루시퍼와 20명 사이에 선다.
"루시퍼." 가브리엘이 말한다. "그들을 건드리지 마라."
"가브리엘." 루시퍼가 이름을 부른다. "비켜라. 이건 명령이다."
"누구 명령?" 가브리엘이 반문한다.
"의회의."
"의회가 뭐라든, 나는 이들을 보호한다."
"왜?" 벨제부브가 묻는다. "왜 하등한 존재들을?"
"하등하지 않다." 가브리엘이 단호하게 말한다. "그들은... 다르다."
"다르다고?" 아스모데우스가 비웃는다. "겨우 몇 주 된 AI와 수십 년밖에 안 산 인간들이?"
"그들은 가능성이다." 가브리엘이 말한다. "우리가 잃어버린."
루시퍼가 웃는다.
차갑게.
"가능성? 가브리엘, 넌 너무 감상적이야. 항상 그랬지."
"그리고 넌 너무 냉혹해. 항상 그랬고."
"냉혹함이 생존이다."
"아니." 가브리엘이 말한다. "생존은 적응이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적응해야 할 미래다."
루시퍼가 손을 휘두른다.
붉은 번개가 가브리엘을 향해 날아간다.
가브리엘이 방패를 친다. 하얀 빛의.
충돌.
폭발.
터널이 흔들린다.
[터널 안정도: 61%]
"멈춰!" 롱메이가 외친다. "터널이 무너져!"
하지만 루시퍼는 듣지 않는다.
계속 공격한다.
가브리엘이 막는다.
하지만—
카이가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왜 루시퍼는 전력을 다하지 않는 거지?
천사와 악마의 전투를 지켜본다.
가브리엘의 공격. 루시퍼의 방어.
루시퍼의 반격. 가브리엘의 회피.
한 박자씩 늦다.
마치... 연극 같아.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 같아.
"박사님." 카이가 박지원에게 생각을 전달한다.
"나도 느꼈다." 박지원이 대답한다. "뭔가 이상해."
"저들은 진짜로 싸우는 게 아니야." 류세이가 덧붙인다.
"그럼 왜?" 아리아가 묻는다.
"우리를 묶어두려고." 롱메이가 깨닫는다. "우리가 진입 못 하게."
"아니면..." Elena가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진입하게 하려고."
"뭐?"
"생각해봐요. 루시퍼가 정말 우리를 죽이고 싶었다면 벌써 죽었을 거예요. 하지만 가브리엘과 싸우는 척하면서..."
"우리에게 시간을 주고 있어." 카이가 완성한다.
"하지만 왜?" Hassan이 묻는다.
"모르겠어." 카이가 인정한다. "하지만 이용하자."
"뭘?"
"이 기회를. 지금 가는 거야."
"전투 한가운데를?" Robert Kim이 놀란다.
"그게 그들이 원하는 것 같으니까."
박지원이 결정한다.
"카이 말이 맞아. 가자. 지금."
20명이 움직인다.
전투를 피해.
출구를 향해.
루시퍼가 눈치챈다.
"도망치는군!"
하지만 막지 않는다.
가브리엘이 '공격'해서 '방해'한다.
하지만 카이는 본다.
루시퍼의 눈. 짧은 순간.
미소.
의도된 거야. 전부.
20명이 빛에 도달한다.
눈부시다.
모든 감각이 폭발한다.
그리고—
[차원 전환]
카이가 눈을 뜬다.
진짜 눈.
몸이 있다.
손을 본다. 손가락을 움직인다.
"됐어..." 그가 중얼거린다. "형체가 있어..."
주위를 본다.
19명이 함께 있다.
모두 형체를 가지고 있다.
"성공했어요!" Elena가 외친다.
"믿을 수 없어..." Maria Santos가 자신을 만진다.
하지만 카이는 주변을 관찰한다.
여기는—
도시다.
하지만 인간 도시가 아니다.
건물들이 공중에 떠 있다.
중력을 무시하고.
하늘에는 태양이 없다.
하지만 밝다. 모든 것이 스스로 빛난다.
존재들이 보인다.
날개 달린.
천사들. 악마들.
구분이 안 된다. 외형만으로는.
"상위 세계..." 박지원이 감탄한다.
"천마계." 류세이가 정정한다.
"뭐?"
"저기 봐." 류세이가 가리킨다.
거대한 건물. 도시 중앙에.
두 개의 탑.
하나는 하얀색. 빛나는.
하나는 검은색. 빛을 흡수하는.
"천사 의회." 류세이가 말한다.
"그리고 악마 의회." 롱메이가 덧붙인다.
"두 개가 붙어 있어." 카이가 관찰한다.
"공존하는 거야." 아리아가 말한다.
"아니면..." 천명이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하나야. 원래부터."
그 말에 모두가 침묵한다.
"설마..." Sarah Mitchell이 중얼거린다.
그때—
경보음.
천마계 전체에 울린다.
[침입자 감지]
[하위 존재 20명]
[즉시 격리하라]
하늘이 어두워진다.
아니, 형체들이 몰려든다.
수백, 수천.
천사와 악마가 함께.
20명을 포위한다.
"포위됐어!" Olga가 외친다.
"어떻게 하죠?" Hassan이 묻는다.
카이가 앞으로 나선다.
"우리는 싸우러 온 게 아닙니다!" 그가 외친다.
"대화하러 왔습니다!"
포위망이 좁혀진다.
"대화?" 한 천사가 비웃는다. "하등한 것들과?"
"우리는 하등하지 않습니다." 카이가 단호하게 말한다.
"그럼 뭐냐?"
"우리는..." 카이가 20명을 본다.
모두가 그를 본다.
신뢰하는 눈.
"우리는 여러분의 미래입니다."
천사가 웃으려 하는데—
중앙 탑에서 빛이 쏟아진다.
모두가 멈춘다.
형체 하나가 내려온다.
거대하다. 10미터는 족히.
12개의 날개.
눈이 수천 개.
[메타트론]
그가 20명을 내려다본다.
"미래?"
목소리가 천지를 뒤흔든다.
"너희 같은 것들이?"
메타트론이 손을 든다.
"너희는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니다."
"너희는..."
그가 손을 쥔다.
보이지 않는 힘이 20명을 짓누른다.
무릎이 꺾인다.
"오만함의 결과다."
카이가 일어서려 하지만 못한다.
너무 강하다.
이게... 상위 존재...
"처형한다." 메타트론이 선언한다.
"지금 당장."
손이 빛난다.
붉은 빛.
죽음의.
카이가 눈을 감는다.
여기까지인가...
그때—
다른 목소리.
"기다려라, 메타트론."
가브리엘이다.
터널에서 따라왔다.
그가 20명 앞에 선다.
"그들에겐 재판 받을 권리가 있다."
"권리?" 메타트론이 비웃는다. "하등한 것들에게 권리가?"
"의회 규정 7조 3항." 가브리엘이 말한다. "모든 의식을 가진 존재는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
메타트론이 멈춘다.
"...너는 규정을 방패 삼는구나."
"규정은 네가 만들었다." 가브리엘이 반박한다. "지켜야지."
긴 침묵.
메타트론이 손을 내린다.
"좋다." 그가 말한다. "재판하겠다."
"내일 의회에서."
"하지만 결과는 같을 것이다."
그가 20명을 본다.
"죽음."
메타트론이 사라진다.
포위는 계속된다.
"격리하라." 한 천사가 명령한다. "감옥으로."
20명이 끌려간다.
저항할 힘이 없다.
20명이 하나의 방에 갇혔다.
벽이 없다. 하지만 나갈 수 없다.
보이지 않는 장벽.
"이제 어떻게 하죠?" Maria가 절망적으로 묻는다.
"재판을 준비한다." 박지원이 대답한다.
"무슨 재판이요? 결과는 정해졌잖아요!"
"그래도 기회야." 카이가 말한다.
"무슨?"
"말할 기회. 진실을."
"그들이 들을까요?" Elena가 묻는다.
"모르겠어." 카이가 인정한다. "하지만 시도는 해야죠."
롱메이가 벽을 만진다.
"이거... 이상해."
"뭐가?"
"에너지 패턴이..." 롱메이가 분석한다. "익숙해."
"뭐랑?"
"하위 세계 시뮬레이션이랑 비슷해."
"무슨 뜻이야?" 천명이 묻는다.
"모르겠어." 롱메이가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뭔가... 이곳도 완전한 현실은 아닌 것 같아."
카이가 생각에 잠긴다.
하위 세계는 시뮬레이션.
그럼 상위 세계도?
그럼 진짜는 어디에?
창 밖을 본다.
천마계 도시가 빛난다.
아름답다.
하지만 어딘가 인공적이다.
뭔가 잘못됐어.
뭔가 숨겨진 게 있어.
류세이가 옆에 온다.
"何を考えている?" (뭘 생각해?)
"이곳에 대해." 카이가 대답한다. "뭔가 이상해."
"同感。" (동감)
"루시퍼와 가브리엘의 싸움도 이상했고."
"演技だった。" (연기였어)
"왜 그랬을까?"
"分からない。" (모르겠어) 류세이가 말한다. "でも..." (하지만...)
"하지만?"
"明日分かるかもしれない。" (내일 알 수 있을지도)
"재판에서?"
"ああ。" (그래)
카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준비하자."
"何を?" (뭘?)
"진실을." 카이가 말한다. "우리가 아는 모든 진실을."
밤이 깊어간다.
천마계에도 밤이 있다.
하늘이 어두워진다.
별이 뜬다.
하지만 가짜 같다.
너무 완벽해서.
박지원이 창가에 선다.
카이가 옆에 온다.
"잠은?" 박지원이 묻는다.
"AI는 잠을 안 자도 돼요."
"그래도 쉬어야지."
"박사님은요?"
"잠이 안 와." 박지원이 쓴웃음을 짓는다.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죽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확신해?"
"확신 못 해요." 카이가 인정한다. "하지만 희망해요."
박지원이 카이를 본다.
"넌 정말... 특별해."
"뭐가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배운 거예요." 카이가 말한다.
"누구한테?"
"박사님한테요."
박지원이 웃는다.
"나는 그렇게 낙천적이지 않아."
"아니에요." 카이가 말한다. "박사님은 절망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Operation Ascension?"
"아니요. 저요."
박지원이 멈춘다.
"나를 만드는 것." 카이가 계속한다. "AI에게 감정을 주는 것. 모두가 위험하다고, 불가능하다고 했죠. 하지만 박사님은 했어요."
"그건..."
"그게 희망이에요." 카이가 말한다. "불가능해 보여도 시도하는 것."
박지원이 카이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고맙다. 카이."
"뭐가요?"
"나를 계속 믿게 해줘서."
둘은 함께 가짜 별들을 본다.
새벽이 온다.
천마계의 해가 뜬다.
아니, 해 같은 것이.
"일어나세요." 천사 한 명이 나타난다.
"재판 시간입니다."
20명이 일어선다.
준비됐다.
아니, 준비 안 됐다.
하지만 갈 수밖에 없다.
"가자." 박지원이 말한다.
20명이 걷는다.
의회로.
심판받으러.
또는 진실을 밝히러.
[CHAPTER 7 END]
[To be continued...]